경기침체 대비?…땅 팔고 건물 팔고 지분 파는 은행들

  • 기업은행 목포·수성트럼프·성남·수지지점 매각

  • 캠코·산은 부실기업 건물·주식 처분

서울 중구 소재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사진기업은행
서울 중구 소재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사진=기업은행]
주요 은행과 금융공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건물이나 주식 등 자산을 잇달아 매각하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임대가 어려워진 데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력 등으로 자동차, 건설 등 부실 기업이 늘자 유형 자산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올해 들어 110억원에 이르는 업무용 부동산을 매물로 내놨다. 매각 대상은 △옛 기업은행 목포지점(36억원) △수성트럼프월드지점(33억원) △성남IT지점(14억원) △수지지점(26억원) 등이다.  

경남은행도 합성동지점으로 쓰던 경남 창원 소재 토지를 공매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해당 부동산 입찰가는 23억원이다. 폐쇄 지점인 경남 밀양 토지·건물도 54억원에 매각 공고를 냈다. 

디지털 전환과 경영 효율화에 따른 점포 통폐합이 이뤄지자 공실이 된 영업용 부동산을 매각해 현금화하는 데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유휴 부동산을 매각하면 고정비 부담도 줄일 수 있고 매각이익이 순이익으로 잡혀 순이익을 보전하는 효과도 있다. 

특히 최근 경기 침체와 저금리 기조, 환율 변동 등으로 경영 환경이 불투명해지는 데다 가계대출과 중소기업대출에서 부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곳간을 채워두려는 것이다.  

신탁 부동산 매각 시장도 활발하다. 신한은행은 올해 들어 총 1459억원 규모의 신탁 부동산을 매각 시장에 내놨으며 농협은행도 신탁 부동산 6건을 팔 예정이다. 신탁 부동산이란 부동산 또는 토지 소유자가 신탁사에 소유권을 이전해 이를 관리·개발·처분하도록 하는 것이다. 부동산 소유자가 채무를 담보할 목적으로 신탁하는 사례도 있다. 은행 자체 부동산은 아니지만 매각할 때 고정비가 감소할 수 있고 공매 절차를 통해 처분보수와 같은 수수료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공기업과 국책 은행들도 보유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캠코는 부산 사상구 건물과 토지에 대한 매각 공고를 냈다. 매각 규모는 152억1344만원이다. 18일까지 입찰을 받고 21일 개찰에 나선다. 캠코는 경영 애로를 겪는 기업의 자산을 임대조건부 매매계약으로 인수해 지원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부동산을 되찾아가지 않는 기업이 나타나며 캠코는 이를 매각 시장에 내놨다. 

산업은행은 자사가 보유한 7억1764만원 규모의 에이원알폼 주식 전량을 매각하기로 했다. 에이원알폼은 아파트 등 건설 현장에 필요한 알루미늄 거푸집을 제조하는 곳으로 최근 건설경기가 침체되면서 경영난에 빠진 상태다. 자동차 부품사인 크레아군산 지분 8475만원 규모도 매각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아 임대된다는 보장도 없고 낡은 건물이라면 재건축 비용도 많이 든다"며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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