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어선 1척→대기업으로... 김재철 회장 "밑바닥 경험이 경영에 도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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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차세대 리더들에게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23일 서울 강남 교보타워에서는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 출간 기념 강연이 개최됐다. 

이날 김 명예회장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아직도 엉뚱한 꿈을 꾼다. 지금도 '어류가 저주파를 싫어하니 이것을 활용한 양어장을 만들 수 있을까' 같은 다소 황당한 상상을 자주 한다"며 "'청년이란 한때가 아니라 꿈을 꿀 때'라는 말이 있다. 꿈을 꾸는 동안에는 영원히 청년으로 남는다는 것"이라며 꿈꾸는 것을 멈추지 않는 태도를 진정한 젊음의 조건으로 규정했다.

그는 리더십에 대한 소신도 밝히며 "지도자는 권위와 명령이 아닌 솔선수범으로 존경을 받아야 하지 권위만 부려선 안 된다"며 "(리더는) 동경을 불러일으킬 만큼 희생을 해야 존경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김 명예회장은 이 같은 소신을 실천하며 과거 장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에게 혹한의 바다를 경험케 하고, 차남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에게는 말단 영업사원으로 현장을 익히게 했다.

그는 "고생을 하더니 사람이 바뀌더라. 이렇게 밑바닥부터 배운 경험이 경영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며 "노동의 가치를 알아야 하고 말단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고충도 잘 알아야 하는데 (현장 경험은) 두 아들에게 물려준 가장 큰 유산"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명예회장은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과거 한국투자금융을 인수한 뒤 10년 동안 정말 고생했다. 증권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사업을 시작할 땐 먼저 사회적으로 필요한 분야인지, 그리고 자신이 잘 아는 분야인지부터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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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명예회장이 쓴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은 그가 겪은 도전과 위기, 그 속에서 체득한 경영의 원칙과 인생의 태도를 담은 에세이다. 원양어선 실습 항해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그는 원양어선 단 1척으로 동원그룹과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설립하며 평생을 기업에 바쳐왔다. 

독자와의 대화 시간에서 김 명예회장은 "고성장 시대는 겉보기에는 기회가 많았던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자리가 지금보다 적었다"며 "결국 중요한 건 시대나 환경이 아니라 스스로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간이든 기업이든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고 자기만의 강점을 갖춘다면 시대의 조건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자신의 실패 경험담을 설명하기도 했다.

김 명예회장은 "포기의 시점을 일률적으로 따지긴 어렵다. 다만 도전을 시작할 때부터 여러가지 고려가 필요하다"며 "실패했을 때 회사 전체가 흔들리는 사업일 수 있다면 그러한 도전은 피해야 한다. 포기를 주저하는 이유는 매몰비용인데, 이 매몰비용을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도전을 하려면 일단 잘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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