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전쟁] 中 약진에 협업 강화 나선 유럽...韓日 양강 체제 흔들리나

상해오토쇼에서 공개된 중국 지커의 하이브리드 SUV 9X의 모습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올해 '2025 상하이모터쇼'에서 공개된 중국 지커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SUV '9X'.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글로벌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한·일 양국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중국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탄탄한 국내 수요를 넘어 수출에도 박차를 가하며 시장점유율 쟁탈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모양새다. 하이브리드차를 외면하던 유럽 완성차 업체들도 중국 기업과 협업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하이브리드차 기술을 접목해 신차를 출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볼보는 중국 내수용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모델에 중국 지리자동차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볼보 S90, 볼보 XC60 전동화 모델이 대상이다. 

지리차는 지난해 르노와도 합작법인 '호스 파워트레인'을 설립하고 이곳에서 생산되는 하이브리드 플랫폼을 르노와 지리, 볼보 등 전 세계 9개 회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PHEV용 엔진을 생산하고 있으며 르노 '그랑 콜레오스' 등에 탑재됐다.

이 밖에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중국 전기차 업체 립모터 지분 21%를 인수해 합작회사를 세웠고, 재규어랜드로버(JLR)도 중국 체리자동차와 전기차 플랫폼 공유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체리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기차와 PHEV를 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KG모빌리티가 지난달 체리차와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공동 개발 협약을 맺은 바 있다.

글로벌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 약진이 눈에 띈다. BYD는 지난해 유럽에서 처음으로 PHEV 모델을 출시했고, 올해는 일본에서도 PHEV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히며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체리차는 올해에만 하이브리드차 모델을 총 39종 선보인다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차세대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인 '쿤펭 티엔칭'도 소개했다. 지리차 고급 브랜드인 지커 역시 최근 '2025 상하이 모터쇼'에서 첫 PHEV인 '9X'를 공개했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하이브리드차 수출은 29만7000대로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특히 유럽에서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끌어올리고 있다. 유럽이 지난해 10월 말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5.3% 상계관세를 부과하자 중국 업체들은 하이브리드차로 눈을 돌렸고, 그 결과 지난 1~2월 기준 중국이 유럽 27개국에 수출한 하이브리드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0배(892%) 늘어났다.

PHEV 시장은 중국이 석권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PHEV 시장점유율 1위는 37.7%를 차지한 BYD였고 그 다음으로 리오토(8%), 아이토(6.2%), 창안자동차(2.9%), 볼보(2.9%) 등이었다. 1위부터 4위가 모두 중국 업체고 5위인 볼보도 최대주주가 중국 지리차다. BYD는 다른 하위 브랜드까지 포함하면 점유율이 40%를 웃돌 정도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하이브리드차 시장점유율로 보면 아직 도요타 등에 미치지 못하지만 PHEV를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어 시장 내 영향력 확대가 예상된다. 다만 트렌드포스는 "올해도 중국 업체들이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국내 경쟁 심화, 해외 진출 확대에 따른 투자 증가, 기술 경쟁 심화 등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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