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느 시점에는 중국과 합의에 이르길 바란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1분기 미국 경제가 3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이를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탓으로 돌리며 관세 효과를 강조하면서도 중국과 협상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이다. 중국은 이날 미국 측이 중국과 협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접촉해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주재한 각료회의에서 미국의 145% 고율 관세로 인해 미국행 중국 화물선들이 태평양에서 유턴해 돌아가고 있고, 중국 전역의 공장들이 문을 닫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양국 간 무역이 급격하게 감소한 데 대해 “만족스럽지 않다”면서 “그들이 먼저 우리를 공정하게 대해야 한다. 나는 중국이 잘되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협상을 위해 결국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직접 대화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늦게 기자들에게 “그렇게(시 주석과 대화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은 정상 간 직접 소통 이후 실무 논의로 이어지는 트럼프의 ‘톱다운’ 협상 방식을 선호하지 않는다. 이에 양국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 주석과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은 앞서 중국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여러 차례 부인하기도 했다. 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역시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과 진행 중인 공식적 논의는 없다고 해명한 상태다.
실제 이날 중국 관영 중국중앙방송총국(CMG)이 운영하는 웨이보(중국 소셜미디어) 계정인 ‘위위안탄톈(玉淵譚天)’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미국이 관세 문제 협상을 위해 여러 채널을 통해 중국에 적극적으로 접촉해왔다”고 주장했다.
다만 상황이 중국에 유리한 쪽으로 흘러가면서 중국 역시 미국이 먼저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어 양국 간 협상에 속도가 붙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위한탄톈은 경제 우려, 여론 악화 등 트럼프 행정부가 직면한 여러 압박을 언급하면서 “협상의 관점에서 볼 때 현재 더 급한 쪽은 분명히 미국”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미국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에 중국이 미국과 대화에 나설 필요는 없지만, 미국이 접촉을 원한다면 중국에도 해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중국은 미국의 진짜 의도를 파악하고, 끄집어내 협상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바이든으로부터 나쁜 경제를) 물려받은 상황에도 수치를 반전시키고 있다”며 경제에 대한 각종 우려스런 상황에 대한 책임은 바이든 전 행정부에 떠넘기며 관세 정책 효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20여명의 글로벌 기업 CEO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미국 투자’ 행사에서 “미국 역사상 전레없는 규모의 돈이 유입되고 있다. 8조 달러에 육박한다”면서 취임 이후 애플, 일라이릴리, 스타케이트(오픈AI·오라클·소프트뱅크의 합작회사) 등 기업들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UAE), 일본 등 국가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도 관세 때문에 미국에 대규모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들었다”면서 “만약 우리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