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 달라진 관광산업] 장 례 이전 삶을 더 풍요롭게… 상조업계 "생전 여행 떠나요"

  • 60·70 액티브 시니어들 자기애 강해

  • 돈·시간·체력 다 갖춰 웰리빙 선호

  • 호텔업계들과 앞다퉈 서비스 내놔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한국. 여행·호텔업계, 상조회사들이 ‘죽음을 준비하는 서비스’만 제공하지 않는 이유다. 최근 업계는 ‘웰다잉’에서 ‘웰리빙’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장례 이전의 삶을 어떻게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해 다양한 상품을 설계해 선보이고 있다.

상조업계가 선보이는 생전 여행 서비스는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자기 돌봄과 회복이라는 정서적 니즈를 충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 이용층은 자녀가 독립한 60~70대 액티브 시니어들로, 자신을 위한 투자에 거리낌이 없고, 체력과 시간의 여유를 가진 세대다. 최근에는 친구와 함께 떠나는 ‘동년배 여행’, 혼자 조용히 즐기는 ‘나홀로 힐링 여행’ 수요도 증가 추세다.

상조 업계 1위 프리드라이프는 여행 전문 브랜드 ‘프리드투어’를 통해 여행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시니어들이 선호하는 ‘크루즈 여행’ 상품과 ‘골프 투어’ 상품 등이 주를 이룬다. 프리드라이프는 기항지 관광을 포함해 차별화된 크루즈 여행지를 엄선하고 있으며, 전문 인솔자가 전 일정 동행해 편안하고 안전한 여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호주, 미주, 유럽, 중동 등으로 목적지가 다양한 것은 물론 단거리와 장거리, 프리미엄 등 고객 선호도에 맞춰 떠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혔다. 

프리드라이프가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가입한 시니어 고객들이 주로 이용한 전환 서비스와 관련해 전체 전환 서비스 이용 고객 중 약 65%가 프리드라이프가 제공하는 각종 투어 패키지 상품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환 서비스 이용 건수에서 여행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45%, 2023년 70%, 2024년 75%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크루즈여행 사진프리드라이프
크루즈여행 [사진=프리드투어]

보람상조는 ‘보람탐크루즈’ 브랜드를 통해 크루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5성급 이상의 럭셔리 크루즈 선사에서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크루즈 내 ‘공간 엔터테인먼트’를 구현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더불어 글로벌 골프 리조트 운영사 아티타야와 업무협약을 통해 상조 회원을 대상으로 한 특화 상품을 공동 개발하고 상조 서비스와 연계한 프리미엄 여행 패키지를 마련할 계획이다. 

대명아임레디도 고객이 가입한 주계약 서비스와 상관없이 원하는 서비스를 언제든 골라 이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전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10여가지 라이프 서비스 중 상조 서비스를 제외하고 가장 이용률이 높은 서비스는 크루즈 해외여행 서비스로, 상조 납입금의 전액 또는 일부를 활용해 여행 상품을 결제할 수 있다.

교원라이프는 그룹 내 여행사업을 담당하는 교원투어 여행이지와 손잡고 전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양사는 협업을 통해 교원라이프 회원 누구나 자신이 가입한 상조 상품의 납입금을 활용해 여행이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여행상품을 자유롭게 선택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양사는 교원라이프 회원 전용 상품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선보인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시니어 한달살기’ 전환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상조 납부금으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3주간 머물며 여행과 외국어 교육, 문화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상품이다. 한국인 가이드 동행, 전용 차량 제공, 24시간 병원 통원 지원 등 시니어 친화형 서비스를 강화해 안전하고 편안하게 해외 한달살기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 결과, 교원라이프 전환 서비스 이용 건수 중 여행 비중은 2022년 17%에서 2023년 50%로 늘었고, 2024년에는 75%를 차지할 정도로 대폭 증가했다.

교원라이프 관계자는 “인구 구조의 변화와 짧고 자주 떠나는 여행의 일상화 흐름 속에서 상조와 여행을 결합한 다양한 전환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며 “여행이지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타사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여행 서비스를 지속 제공하며 업계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국내 주요 호텔들도 복합 실버케어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실버세대 공략을 위해 프리미엄 시니어 레지던스 브랜드 ‘VL(Vitality & Liberty)’을 론칭했다. 부산 오시리아에 첫 번째 VL 라우어를 올초 준공했으며, 서울 마곡 VL르웨스트도 하반기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메이필드호텔은 ‘메이필드호텔스쿨’로 사용하던 부지를 활용해 올해 말 시니어타운 ‘더해든’을 조성한다. 더해든은 메이필드호텔 서울의 쾌적한 자연환경과 5성 호텔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시니어타운으로, 입주자들에게 건강과 안전, 편리한 주거 생활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미라클메디 특구인 강서의 의료 시설과 연계한 개인 건강 관리와 스포츠, 문화, 예술 등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는 다양한 편의시설이 마련된다. 

호텔신라도 올해 주주총회에서 ‘노인주거·여가복지 설치 및 운영사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파르나스호텔 역시 최근 발표한 사업보고서에서 ‘시니어 레지던스를 신규 시장으로 보고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명소노그룹도 실버산업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시니어타운 설립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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