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로부터 석방된 이스라엘 미국 이중국적자 인질 에단 알렉산더가 12일 (현지시간)이스라엘의 한 장소에서 가족들과 재회하고 있다. 그가 풀려난 것은 2023년 10월 납치 이후 584일 만이다. [사진=AF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12일(현지시간)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 인질 에단 알렉산더를 전격 석방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당시 가자지구로 납치된 지 584일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 직전에 이뤄진 석방에 이스라엘은 군사·외교적 압박의 성과로 자평하며 하마스와 휴전 협상을 재개할 방침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국제적십자사(ICRC)로부터 20세의 알렉산더를 인도받았다.
알렉산더는 헬기를 타고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한 병원으로 이송돼 간단한 건강검진을 받은 뒤 기다리던 가족과 재회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 메시지에서 알렉산더의 귀환을 두고 “군사적 압력과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압박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승리의 조합”이라고 평가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모든 인질 석방과 하마스 소탕이라는 전쟁 목표 달성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하마스 무장조직 알카삼여단도 성명에서 “미국 시민권을 가진 시온주의자(이스라엘) 병사 에단 알렉산더를 미국 행정부와의 접촉 끝에 석방했다”며 “진지하고 책임감 있는 협상을 통해 포로 석방이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알카삼여단은 “우리는 점령군 철수와 포위 해제, 포로 교환, 가자지구 재건을 포함하는 지속가능한 휴전을 위한 포괄적 합의에 도달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쟁범죄자 네타냐후(총리)가 가자지구의 어린이, 여성, 무방비 상태의 민간인들을 상대로 벌이는 이 잔혹한 전쟁을 종식할 수 있도록 트럼프 행정부가 노력을 계속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하마스와 미국은 인질 석방을 위해 직접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인질 석방은 13일부터 나흘간 진행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3개국 순방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렉산더의 석방을 알리면서 “그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적었다.
또 이번 석방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지난 1~2월 휴전 합의에 따라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서로 교환한 지 약 3달 만에 처음이기도 하다.
3월 들어 양측이 합의했던 휴전 1단계가 만료되고 연장 협상이 교착되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격을 재개하면서 인질 석방도 중단됐다.
알렉산더는 가자지구에 남아있던 마지막 미국인 생존 인질이었다.
그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했을 때 끌려간 251명 중 한명이다.
미국 뉴저지 출신이자 이스라엘 이중국적자인 알렉산더는 고등학교 졸업 후 2022년 이스라엘로 이주해 군에 입대했다.
납치 당시 그는 이스라엘군 소속으로 가자지구 국경 부근의 한 보병부대에서 복무 중이었다.
현재 가자지구에는 인질 58명이 남아 있으며 이 가운데 20명만 살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하마스와 휴전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중재국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 대표단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협상은 교전 속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당장 군사작전을 멈출 뜻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인질 석방을 위해 작전 일시 중단을 발표한 후 가자지구에서는 한때 군사 작전이 멈췄다.
하지만 인질 인도 이후 가자 동부 지역에서 이스라엘 탱크의 포격이 있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 뉴욕타임스(NYT)는 “양측이 더 광범위한 휴전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실패를 거듭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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