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파격 합의'에 강달러 복귀…환율, 하루새 13.6원 급등

  • 셀USA 완화에 환율 장중 1420원대 재진입

  • 파격 합의에 달러 강세…원화 약세 지속

  • "환율 하락 방향이지만 변동성 확대 유의"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미국과 중국이 고율 보복성 관세를 유예하는 파격 합의를 내놓자 글로벌 시장에 회복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강달러 흐름이 되살아났다.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10원 넘게 급등하면서 장중 1420원대를 재진입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13.6원 오른 1416.0원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전일보다 12.6원 오른 1415.0원에 개장했다. 장 초반 낙폭을 넓히더니 1410원대를 하회했지만 다시 올라 장중 1420.5원까지 올랐다.

전날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부과했던 고율의 보복성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합의하면서 달러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이번 합의로 미국은 지난달 2일 발표한 대중국 상호 관세율 34% 가운데 기본세율 10%를 제외한 보복성 관세 24%를 유예하기로 했다. 행정명령으로 추가 부과했던 91% 수준의 보복 관세도 철회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펜타닐 등에 관해 두 차례에 걸쳐 10%씩 부과한 20%의 기존 관세를 포함해도 전체 대중 관세율은 30%에 그친다.

중국도 미국에 부과했던 34%의 관세율을 10%로 낮추기로 했다. 단계적으로 부과했던 91%의 추가 보복 관세도 동시에 철회된다. 이에 따라 중국의 대미 관세율은 10%로 낮아진다.

당초 미·중 합의는 한국 외환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이 우세했다. 실제 전날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짙어지면서 환율은 1390원 초반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다만 합의된 관세율이 시장 예상보다 훨씬 낮게 조정되면서 글로벌 경기와 미국 경제에 대한 회복 기대감이 커진 상태다. '셀 USA'(미국 자산 회피) 흐름이 진정되면서 환율은 전날 야간장에서 급반등해 한때 1426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달러화가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해석되며 과도하게 낮아졌는데 급락했던 부분이 되돌려진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강세를 보였던 유로화와 일본 엔화가 조정을 받은 것도 달러 강세에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달러인덱스는 한 달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101대를 기록했다. 달러당 위안화 가치도 7.19위안대로 내려오는 등 급격한 강세를 보였지만 원화는 달러 강세에 연동돼 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중 합의가 단기적 휴전에 불과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1차적으로는 달러가 강세로 나타났지만 제반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가면 달러 약세로 방향이 바뀔 수 있다"면서도 "합의가 어떻게 될지에 따라 변동성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경기 둔화 속에 5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통화 완화 기조가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이어질 경우 원화 약세 압력이 한층 더 커질 수 있다. 국내 요인 외에도 글로벌 금리 차와 국가 간 협상 결과 역시 환율 흐름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조 연구원은 "환율은 향후 장기적으로는 내려가는 쪽으로 갈 것으로 보이나, 한·미 간 채권 금리 차가 크게 벌어진 상태여서 환율이 빠르게 내려가진 못할 것"이라며 "미국과 다른 국가 간의 협상이 남아 있는 만큼 시장의 불확실성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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