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빈곤 탈출 해법은…한은 "주택연금 활성화시 34만명 가난 벗어난다"

  • 한은·KDI 공동 심포지엄서 경제연구원 발표

  • 주택연금과 노인 빈곤 완화 활성화 방안 주제

  • 주택연금 활성화되면 GDP 0.7%↑·빈곤율 5%p↓

빌라와 단독주택이 섞인 서울 시내 주택가 풍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빌라와 단독주택이 섞인 서울 시내 주택가 풍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주택연금이 활성화되면 소비가 늘면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5∼0.7% 증가하고 노인빈곤율이 3∼5%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빈곤에 시달리는 노인 34만명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황인도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장은 15일 한은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주택연금과 민간 역모기지 활성화를 통한 소비 확대·노인 빈곤 완화 방안' 보고서를 바탕으로 이같이 발표했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의 소유자가 집을 담보로 제공하고 그 집에 계속 살면서 연금 방식으로 매달 노후 생활자금을 지급받는 제도다.

한은이 전국 55∼79세 주택보유자 382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35.3%가 향후 주택연금 가입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주택연금 가입률은 가입요건을 충족한 가구(55세 이상이며 공시가격 12억 이하 주택 보유)의 1.89%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택연금 잠재 수요는 상당하다는 의미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실제로 상품 설계를 보완하거나 상품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한 경우 가입 의향이 평균 41.4%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가격 변동분이 연금액에 반영되도록 개편하거나(39.2%), 상속이 용이하도록 개편하는 경우(41.9%), 가입 후 집값이 올라도 손해가 아니라는 정보를 제공한 경우(43.1%) 등이다.

한은이 한계소비성향과 거시계량모형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가입 의향이 있는 가구(41.4%·276만가구)가 모두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실질 GDP가 0.5∼0.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빈곤율(65세 이상 인구 중 전 연령 중위소득의 50%를 밑도는 인원 비율)도 3∼5%포인트 하락해 최소 34만명이 노인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높은 가입 의향 대비 그간의 낮은 가입률이 이어진다고 가정하는 보수적 시나리오(11만7천가구)에서는 성장과 분배 효과가 낙관적 시나리오 대비 20분의 1 이하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모기지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영국 수준을 가정해 약 37만가구가 신규 가입한다고 보는 중간 시나리오에서는 GDP 규모가 0.1% 늘고, 노인빈곤율은 약 0.5∼0.7%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주택연금에 대한 높은 잠재수요가 실제 가입으로 이어지도록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택가격 변동분을 연금액에 반영하는 상품을 출시하고, 이용된 주택의 상속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또한 주택연금 가입으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를 덜기 위해 홍보를 강화하고, 세제 혜택 등 가입 유인도 강화해야 한다.

황 실장은  "민간 금융기관 역모기지도 보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풀고 지원해야 한다"며 "주택연금처럼 가계부채 규제 예외를 적용하고, 해외사례와 주택연금처럼 종신 지급, 비소구형 상품 출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종신 금융상품 운용 경험이 풍부한 생명보험사의 시장 진입을 장려하고 시장 인프라 조성을 위해 정부와 민간 협회가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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