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협상 중재에 재시동을 걸었다.
3년 만에 성사된 휴전 협상이 빈손으로 끝나자 양국 정상과 순차 전화통화를 예고한 것이다.
교착상태에 빠진 평화협상이 트럼프식 중재 외교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19일 오전 10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할 것”이라며 “이 통화의 주제는 일주일 평균 5000명 이상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인을 죽이는 대학살을 끝내는 일과 무역”이라고 썼다.
러시아 크렘린궁도 두 정상의 통화를 위한 준비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런 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여러 회원국과 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날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3년 만에 처음으로 고위급 대면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전쟁 포로 각각 1000명을 교환하는 합의를 한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연쇄 통화 예고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중재 외교에 다시 나서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2일 푸틴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과 연이어 통화함으로써 종전 중재 외교를 공식화했다.
이후 3월 18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하며 ‘30일간의 에너지 인프라 공격 중단’에 뜻을 모았다.
그러나 미국의 ‘조건 없는 30일 휴전’ 제안에 우크라이나가 동의한 상황에서 러시아는 호응하지 않았다.
또 푸틴 대통령은 지난 11일 우크라이나와의 직접 협상 재개를 제안했지만 정상끼리 만나자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역제안은 거부했다.
이어 16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이 이스탄불에서 열렸지만 휴전 합의 도출에는 실패했다. 러시아는 포로 교환 합의 직후에도 우크라이나를 공습했다.
결국 이번 통화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의 직접 대화, 조건 없는 휴전 등과 관련한 푸틴 대통령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여부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의제도 포함된다고 밝힌 만큼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과 관련한 유인책과 압박 전략을 병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전세가 확실히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이 이번 통화에서 중요한 양보를 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과 관련한 진전된 논의가 이번 통화에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자들을 만나 “싫든 좋든, 나와 푸틴 대통령이 함께하기 전까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CBS 인터뷰에서 미국과 러시아 정상이 직접 만나는 것만이 종전 논의를 진전시킬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BBC 방송도 미·러 정상이 통화에서 휴전과 정상회담 개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