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 1주년을 맞은 라이칭더 대만 총통에 대한 대만 국민들의 불만이 역대 총통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20일 '여소야대' 국면 속에서 집권한 민진당 출신의 '친미·독립' 성향인 라이 총통의 국가 안보 강조와 대(對)중국 강경정책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대만 연합보는 라이 총통 취임 1주년을 맞아 지난 12∼15일 20세 이상 10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라이총통의 국정 수행에 만족한다는 응답자는 37%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보는 국정 수행이 불만족스럽다는 응답율은 53%로, 취임 1주년 맞은 역대 총통 중 가장 높았다고 보도했다.
라이 총통의 대중국 정책에 대해서도 대다수 대만인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라이 총통의 양안(兩岸, 중국 본토와 대만) 관계 처리에 관한 질문에 응답자의 54%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면 "만족한다"는 답변은 32%에 그쳤고, 14%는 의견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친중 성향의 국민당과 중도 성향의 민중당 지지자 가운데 "만족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각각 93%, 8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라이 총통의 남은 국정 수행에 커다란 압박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라이 총통은 지난해 5월 20일 초 취임사에서 중화민국(대만)과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은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며 “비굴하지도 오만하지도 않게 현상을 유지하겠다”며 사실상 실용적 대만 독립 노선을 주장하며 중국과 반목했다. 지난 3월엔 대만 국가안보 고위급 회의에서는 처음으로 중국을 해외 적대세력으로 규정했다. 중국은 대만에 대한 경제·외교·군사적 위협 행보를 이어가면서 양안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이다.
게다가 라이 총통은 여소야대 국면 속 정책 추진에 어려움을 겪자 주민 소환 투표를 통해 야권 의원 파면을 시도하는 등 야당과 정치 갈등도 격화하고 있다. 현재 국민당을 중심으로 20일 라이 총통 취임 1주년을 맞이해 탄핵안 발의도 예고한 상태다. 대만 선거법상 총통은 취임 1년이 지나야 탄핵할 수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은 19일자 논평에서 "민진당이 외부 세력에 아첨해 대만을 팔아먹고 해치는가 하면, 양안 대립을 고조시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깨뜨리고 있다"며 라이 총통을 "양안 평화 파괴자이자, 대만해협 위기 조성자"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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