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는 테마주 광풍이 반복적으로 개미 투자자들을 시장의 혼란 속으로 끌어들인다는 점이다. 급등한 주가를 보고 뒤늦게 매수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은 차익실현 매물에 휘말려 손실을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정보의 비대칭성과 매매 타이밍의 차이는 ‘묻지마 추격 매수’에 대한 경고가 무색할 정도로 시장에 만연해 있다.
테마주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정치·사회적 이벤트는 분명 투자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하지만 기업의 실적, 산업 성장성 등 본질적 가치와는 무관하게 테마로만 소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선 테마주에 편입된 기업 중 일부는 해당 후보와 실질적 연관이 없거나, 매출과 사업구조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경우가 많다.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건 개별 투자자의 선택이다. 다만 ‘단타’는 결과적으로 누군가의 ‘고점 매수’를 전제로 한다. 한 사람이 수익을 낼 때 다른 한 사람은 손실을 본다는 뜻이다. 누구든 손실을 보는 쪽이 될 수 있다.
일부 기업은 테마에 의한 기업가치 훼손을 방어하기 위해 해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달달한 스토리에 현혹된 시장은 미친 듯이 반응하고 있다. 정치 테마주는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더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일부 세력의 작전이 개입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가치 투자 원칙을 지키던 투자자도 한 탕할 수 있다는 유혹에 흔들리는 것이 지금의 시장 분위기다. 하지만 그 끝에는 “그걸 왜 샀을까”하는 후회가 남을 수 있다.
정치도, 주식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거지만 누군가의 이름 석 자에 투자하면 안 된다. 반드시 기업의 실체와 미래 가능성에 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역병처럼 번지는 테마주 일변도에서 “테마주 투자가 잘못된 건가요”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정답은 언제나 그렇듯 투자자 본인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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