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서울 관악구 관악산 으뜸공원에서 열린 관악ㆍ금천ㆍ동작구 유세에서 연설을 마친 뒤 환호하는 시민들을 향해 엄지를 들어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3 대선을 닷새 앞둔 29일 서울 남부권을 훑으면서 지지세 굳히기에 들어갔다. 선거 막바지에 다다른 만큼, 이 후보는 이번 대선의 성격을 '내란 심판'으로 명확히 규정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의 '아킬레스건'이던 부동산 정책은 세금으로 수요 억압을 하는 게 아닌 공급 확대로 가겠다고 선언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주민센터 투표소에서 청년들과 사전투표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께서도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 내란 세력에 대해 엄중하고 강력하게 심판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란 극복이 가장 중요하고, 민주주의 회복이 급선무"라며 "우선순위는 민생회복이 될 것"이라 했다.
이 후보는 서울 강남구 퓨리오사AI 사옥에 방문해 '스타트업 육성 간담회'를 했고, 오후에는 서울 강동·송파, 서초·강남, 관악·동작·금천구 주민들 상대로 하는 유세 일정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상대적으로 서울에서도 민주당 지지세가 약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를 대상으로 하는 유세에서 부동산 정책 기조 선회를 약속했다. 이 후보는 서울 서초 고속터미널 유세에서 "가격이 오른다고 그걸 (세금이나 정책으로) 압박해서 힘들여 낮출 필요가 있습니까"라며 "저는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세금은 국가 재정 확보를 위해 걷는 것"이라며 "다른 제재 수단으로 사용되면 정당성을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과거 문재인 정부가 실행한 세금과 규제를 통한 부동산 정책을 두고 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앞으로 민주당의 부동산 정책은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잃어서, 수요 과다로 집값이 오르면 세금으로 수요를 억압해서 관리하는 게 아니라 공급을 늘려서 적정한 가격을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주식시장 활성화를 언급하며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했다. 그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핵심은 바로 금융시장, 그중에서 주식시장이다. 주가 조작을 해도 힘세면 처벌 안 받는다"며 "이런 걸 못하게 하는 게 상법개정인데 하려고 하는 민주당이 시장주의자인가, 국민의힘이 시장주의자인가"라고 부연했다. 그는 "민주당이 집권하면 언제나 주가가 올랐다"며 "가짜 보수 정권이 집권하면, 시장을 불공정 운영해 주가가 떨어졌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관악산으뜸공원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신진영 기자]
이 후보는 이날 서울 관악산으뜸공원 퇴근길 유세에서 "그들(국민의힘)이 합리적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지켜낸다면 우리는 중도 진보적 영역에서 (각 정당이) 서로 합리적 경쟁을 하면서 '누가 더 잘하나'를 경쟁했을 것"이라면서 "보수의 가치를 지키는 일을 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맡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외쳤다.
이어 이 후보는 "어떻게 범죄가 보수의 가치가 될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이번 대선에 후보를 내는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후보를 냈으면 보궐선거에 대해 사죄를 해야 할 것 아닙니까"라고도 했다.
특히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극우 세력'과 '내란 동조 세력'으로 정의했다. 이 후보는 "김 후보는 아스팔트 극우 전광훈 세력과 단절 못하는 극우 세력이고, 내란 세력과 단절도 못하는 내란 동조 세력"이라며 "사회를 남녀로, 노소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나누는 분열 혐오 세력과 연합하려 한다"고 했다.
한편 이 후보는 유세 연설을 마치기 전 주민들을 향해 "잘 키운 머슴 하나, 못된 대통령 100명 보다 낫다"며 "잘 키워서 잘 부리시길 바란다"고 거듭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