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디지털로 행복한 항저우, 등하굣길도 스마트하게

항저우 빈장구 도로에는 파란선으로 통학로가 설치돼 초등학생들이 학부모 없이도 안전하게 나홀로 등하교를 한다 사진배인선 기자
항저우 빈장구 도로에는 파란 선으로 '통학로'가 설치돼 소학생(초등학생)들이 학부모 없이도 안전하게 나 홀로 등하교를 한다. [사진=배인선 기자]

중국 각지 소학교(초등학교) 앞 도로는 등·하교 시간만 되면 자녀를 태우는 학부모 차량으로 꽉 막힌다. 하지만 항저우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학교에서부터 집까지 1.5㎞ 거리에 파란 선으로 '통학로'가 설치돼 부모 도움 없이도 나 홀로 안전한 등하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카메라, 위치확인, 통화, 응급경보, 시간 알림 등의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학생카드'를 목에 걸고 등·하교하면 통학로 전자펜스를 통해 카드 위치 시스템이 활성화돼 학부모는 자녀의 등·하교 정보를 모바일로 실시간 받아볼 수 있다. 안전하게 도착하면 알림이 전송되고, 통학로를 이탈하거나 예상보다 시간이 걸리면 경보음이 울리기도 한다. 

이는 현지 교육청에서 자녀 등·하교로 골머리를 앓는 학부모를 위해 2022년 처음 시작한 정책으로, 빈장구 현지 한 하이테크 기업이 이를 위한 정보기술(IT)인프라를 제공했다. 빈장구에서 처음 시작한 이 통학로는 현재 항저우시 전체에 보급됐다. 

이같은 통학로는 항저우가 왜 중국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인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다. 

중국 관영 매체 신화사 계열의 주간지 랴오왕(瞭望)은 매년 연말이 다가오면 '중국에서 가장 행복한 도시' 10곳을 선정해 발표한다. 교육, 의료 건강, 안전, 생태 환경, 교통, 고용, 생활 품질, 주민 소득, 도시 매력 등 아홉 가지 주요 측면을 포함해 평가해 순위를 발표하는데, 항저우는 18년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훙리 중국 행복도시 항저우 연구센터 소장은 항저우 현지 매체인 도시쾌보를 통해 "항저우는 '디지털 지능'을 활용해 도시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행복을 가시적이고 실체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항저우의 IT 기술력은 각종 민원과 교통·의료·양육·요양 분야의 원스톱 처리 서비스 시행에도 적극 활용돼 항저우 시민들에 행복감을 더한다.

쾌적한 출퇴근길도 항저우 시민들의 행복에 일조한다. 한때 중국에서 교통체증이 가장 심각한 도시 '톱3'에 들었던 항저우는 AI 및 빅데이터 기술과 시내 곳곳에 CCTV를 설치해 교통 흐름을 최적화함으로써 교통체증을 줄였다. 덕분에 항저우 시민의 평균 통근시간은 35분. 45분 이내 통근비율이 전체 인구의 79%로 중국 대도시 중 1위다. 

항저우 시민들은 쓰레기 분리수거에도 적극적이다. 주민들은 QR 코드를 스캔해 쓰레기를 분리수거하고 포인트를 획득해 근처 편의 서비스 지점에서 생활 필수품으로 교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항저우 노인들의 건강은 빅데이터로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 각 지역사회에서 노인 인구가 연령대별·지역별로 어떻게 분포해 있는지, 거동이 불편한 노인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가장 수요가 높은 양로 서비스 항목은 무엇인지 등을 빅데이터로 집계해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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