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협상 관세보다 '수출통제'가 쟁점...희토류·AI 전쟁으로 확장

  • 수출통제 전면 해제 아닌 부분 허용 방식 지속될 가능성 높다는 분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갖는 고위급 무역 회담에서 핵심쟁점은 관세가 아닌 희토류 등 수출통제가 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미·중 무역 분쟁이 관세 중심에서 수출통제로 전환됐다”며 이번 회담에서 양국이 상대국의 수출통제를 문제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무역 전쟁은 단순한 관세를 넘어 국가 안보와 산업 주도권을 둘러싼 전략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미국 CBS 뉴스 인터뷰에서 “(중국) 핵심 광물의 (대미) 수출이 이전보다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런던 회담에 대해 “이 협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확신이 크다”면서도 구체적인 협상 조건 등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공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 중 7종은 영구자석 생산에 필수적인 원소다. 중국이 이들 자원의 대미 수출을 사실상 중단하자 미국 내 자동차·전자·방위 산업은 공급망 위기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직접 통화해 수출 통제 문제를 거론했으며 양국은 고위급 대표단을 런던으로 파견하기로 했다.
 
중국 상무부는 “법규에 따라 희토류 수출 허가 신청을 심사했고 일정 수량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은 공급 속도와 규모 면에서 여전히 불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 런던 회담에는 지난달 제네바 협상에 참석하지 않았던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까지 참석해 주목받고 있다. WSJ는 “러트닉 장관의 참석은 미국이 수출통제 문제를 매우 중대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러트닉 장관은 최근 “중국은 인공지능(AI)과 항공 등 전략 산업에서 미국 기술을 모방하고 있으며 우리가 앞서고 있지만 그들(중국)이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며 “중국이 이런 기술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수출통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양국은 지난달 12일 서로에 대한 관세를 90일간 각각 115%포인트씩 인하하는 ‘제네바 합의’를 맺고 관세 전쟁 휴전을 선언했지만 이후 서로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난해 왔다.
 
미국은 중국이 비관세 조치 해제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고 특히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이를 부인하면서 오히려 미국이 반도체 등 일부 품목 수출통제 및 중국인 유학생 비자 취소 등 차별 조처를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미국은 항공기 엔진,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특정 화학물질, 원전 설비 등에서 중국 수출을 제한했고 화웨이의 AI 반도체 사용에 대해서도 글로벌 차원의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시진핑 주석이 향후 몇 달 내 실질적인 진전과 긴장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국가 안보 등이 걸린 문제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기 어렵다며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AI, 반도체, 항공 등 기술 분야는 향후 미국과 중국의 국익을 좌우할 전략 자산으로 양국 모두 양보 여지가 적다. 이에 따라 수출통제 전면 해제보다는 부분 허용 방식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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