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와 제조사들을 대상으로 희토류 수출 허가에 6개월 제한을 두기로 했다. 이는 무역 긴장이 재점화될 경우 희토류를 다시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며, 중국이 이번에 희토류 규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한 것은 미·중 간 최근 무역 협상의 주요 돌파구였지만, 6개월이라는 제한은 향후 양측이 다시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이번에 희토류 규제를 완화하는 대신 미국 협상단은 제트 엔진 및 관련 부품, 그리고 플라스틱 제조에 중요한 천연가스·석유 시추의 부산물인 에탄(ethane) 등의 제품 판매에 대한 일부 제한을 완화하는 데 동의했다.
앞서 양국은 지난 9∼10일 런던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열고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뤄진 1차 회담의 합의를 이행할 프레임워크(틀)를 도출하는 데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트럼프는 "우리는 55%의 관세를 받고 있으며 중국은 10%를 부과하고 있다"며 "관계는 훌륭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영구 자석과, 필요한 모든 희토류는 중국이 우선 공급할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 대학을 이용하는 중국 학생들과 관련된 것을 포함한 합의 사항을 중국에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측이 미국 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반도체 등 첨단 기술 관련 제재 해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양국이 일단 합의안 도출에 동의했음에도 불구하고 협상이 얼마나 지속될지 의구심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에 WSJ에 따르면 협상에 관여한 복수의 소식통은 중국이 향후 무역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희토류와 같은 전략 자원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그레이슬린 바스커런 중요 광물 안보 프로그램 이사는 "중국은 영향력을 유지하고 싶어 할 것"이라며 "중국의 지배력이 체결된 어떤 종류의 협정도 파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기업들을 직접적인 위험에 빠뜨린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1차 고위급 무역회담에서 미·중 양국은 향후 90일간 관세를 각각 115%포인트 인하하고,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포함한 비관세 보복조치를 해제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 양측이 서로 합의 위반을 주장하며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고, 이번 런던 회담은 그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가운데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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