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의 리더'로 떠오른 뉴섬…트럼프 정면 비판하며 대권 행보 시동

  • 당 내 반발로 정치적 위기 맞았지만 트럼프와 맞서면서 '저항의 리더'로 떠올라

시위사태와 관련해 TV 연설하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사진AP연합뉴스
시위 사태와 관련해 TV 연설하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 단속 강행에 반발한 로스앤젤레스(LA) 전역의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저항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하면서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뉴섬 주지사가 LA의 불법 체류자 단속 항의 시위 사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서는 '저항의 리더'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섬 주지사는 트랜스젠더 여성의 스포츠 참여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트럼프 대통령 측근을 팟캐스트에 초청하는 등 당내 반발을 자초하며 위기를 맞았던 인물이다. 하지만 이번 LA 시위 대응 과정에서 민주주의 수호를 전면에 내세우며 반(反)트럼프 전선의 선봉에 서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확산에도 주 방위군과 해병대를 투입하며 강경 진압에 나섰고, 뉴섬 주지사는 이에 맞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며 정면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섬의 체포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전면 압박에 나섰다.
 
공화당 전략가 로브 스투츠먼은 "트럼프가 뉴섬을 공격했기 때문에 가짜가 아닌 진짜 저항의 지도자가 될 기회를 얻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섬 주지사도 이러한 분위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는 전날 TV 연설에서 "지금 민주주의가 공격받고 있다"며 성조기와 캘리포니아 깃발 앞에서 강경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를 두고 '트럼프의 책사'로 불리는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는 "그는 사실상 2028년 대선 캠페인을 시작한 셈"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뉴섬의 대권 행보가 순탄치만은 않다는 점이다. LA 시위의 향방과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이 뉴섬의 향후 정치적 운명을 가를 변수로 지목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선거 전략가였던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대통령의 도발을 비판하면서도 시위대를 자제시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LA는 이민자 도시로서 수십년간 미국 내 이민자 권리 신장 운동을 주도해 왔다. 이번 시위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강압적 단속 정책에 맞선 전국적인 저항의 시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1965년 와츠 폭동, 1992년 로드니 킹 사건, 2006년 대규모 이민자 시위, 그리고 2020년 미국 전역을 휩쓴 흑인 민권 운동인 블랙라이브즈매터(BLM)까지. LA는 인종차별과 억압에 맞선 시민 저항의 중심지였다. 

앨버트 카마릴로 스탠퍼드대학교 역사학 명예교수는 가디언에 LA의 인구 구성과 지금까지의 항의 시위 역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위대를 '폭도(내란 선동자)'로 낙인찍기에 전략적으로 유리한 무대를 제공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쇼를 연출할 줄 아는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활동가들은 트럼프의 이번 단속이 이민자 추방보다는 뉴섬의 대권 가능성을 흔드는 데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LA 캘리포니아대(UCLA)의 공공정책 전문가 크리스 제페다 밀란은 "공화당은 개빈 뉴섬을 위협적인 존재로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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