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美 철강 관세 타격 불가피... 가격 인상·생산지 이전 검토할 듯(종합)

  • 냉장고·세탁기도 50% 철강 관세 부과··· 오는 23일부터 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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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냉장고와 세탁기 등 철강으로 만든 파생제품에도 관세를 부과키로 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가전 업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실제 적용 시점이 이달 23일로 임박한 만큼, 가격 인상과 생산지 이전 검토 등 북미 시장을 겨냥한 수출 전략 재조정이 시급해 보인다.

13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 상무부가 철강 제품뿐 아니라 철강으로 만든 파생제품에도 50% 관세를 부과키로 해다. 새롭게 관세 부과 대상으로 분류된 철강 파생 제품군은 △냉동고가 결합된 냉장고 △소형 및 대형 건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수직형 및 상자형 냉동고 △조리용 스토브, 레인지, 오븐 △음식물 처리기 △철망 선반(용접된 형태) 등 총 8개다. 이번에 추가된 제품에 대한 관세는 오는 23일부터 적용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가전기업들이 한국과 멕시코 등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이 상당해, 이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세탁기를 LG전자는 테네시 공장에서 세탁기와 건조기를 생산하는 등 미국 현지에도 거점을 두고 있다. 다만 이외 대부분의 가전은 국내와 함께 멕시코, 베트남 공장을 통해 생산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멕시코 생산 공장의 경우 삼성전자는 티후아나 공장과 케레타로 공장을, LG전자는 레이노사, 몬테레이, 라모스에 생산기지를 두고 가전 제품을 만들고 있다. 

업계에선 국내 가전업체의 미국 시장 내 가격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철강 관세 영향이 어느정도인지 검토하고 있다"며 "원가 인상 부담 등에 따라 가격 인상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경쟁력 악화에 대한 우려도 있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

가전 가격 인상에 따라 미국 내 소비자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관세 부과 발표에 대해 "일상 소비재가 직접적으로 관세 타깃이 된 첫 사례 중 하나"라면서 "미국 가계에 높은 비용 부담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제조원가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제조 원가 개선, 판가 인상 등 전체 로드맵은 이미 준비돼 있다"며 판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생산 거점 재편도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관세 대응책과 관련해 "글로벌 제조 거점을 활용한 일부 물량의 생산지 이전을 고려해 관세 영향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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