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경고음 커지는데…개인은 사고, 증권가는 부추긴다

  • 증권가 "공매도 잔액 급증, 국내 증시 조정 나타날 수 있다는 신호"

  • 공매도 거래량 상위 삼성전자·두산에너빌리티…증권가 목표가 상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공매도 거래가 다시 급증하는 가운데, 하락 베팅이 몰리는 종목에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가 집중되고 있다. 반면 증권사들은 해당 종목들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올리는 추세여서, 개인투자자들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공매도 거래대금이 빠르게 늘면서 쇼트 베팅 수요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4000억원대에 머물던 공매도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다시 1조원을 넘어섰다. 공매도 보유 잔액도 급증세다. 공매도가 재개됐던 지난 3월 31일 3조9156억원이던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순보유 잔액은 이달 4일 7조634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 11일까지 5거래일 연속 7조원을 상회했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잔액이 급증한 점은 다음 주 국내 증시에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신호"라며 "코스피가 2900선을 돌파하면서 단기간 급등에 따른 조정 심리가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공매도의 타깃이 된 종목들에 개인투자자의 매수가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3일 장 마감 기준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거래량 상위 종목은 △대한해운(184만9464주) △삼성전자(110만531주) △흥아해운(66만2481주) △HMM(59만3483주) △신성이엔지(57만1517주) △두산에너빌리티(46만987주) 순으로 집계됐다. 같은 날 개인 순매수 금액은 △삼성전자 2199억2500만원 △두산에너빌리티 1737억8800만원 △HMM 420억6700만원 △대한해운 147억6200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주가 하락 베팅이 많은 종목들에 개인들의 매수세가 쏠리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가는 공매도 상위 종목들에 대해 오히려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이달 들어 한화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7만3000원에서 7만9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대신증권은 HMM, 신한투자증권은 두산에너빌리티 목표주가를 각각 올렸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의 긍정적 전망을 믿고 과감하게 매수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공매도 잔고와 거래량이 늘고 있다는 것은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특히 동시다발적으로 공매도 비중이 급증한 종목에 대해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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