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방공 시스템이 텔아비브 상공에서 이란의 미사일을 요격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우려를 이유로 휴전을 거부했다. 이란도 이스라엘의 공격 중단 없이는 대화할 수 없다며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양측이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습을 주고받으며 무력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민간인 피해도 불어나고 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5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출 경우 이란이 보복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전투를 중단해도) 이란은 대량살상무기(WMD)를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휴전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한 발언이다. 특히 그는 “우리는 9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우라늄 농축을 발견했으며, 두 번째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인 ‘핵 홀로코스트’를 허용할 수 없었다”며 공격 감행 이유를 설명했다. 또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공방에 대해 “이란에서의 정권 교체라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며 “이란 정권이 매우 약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란은 같은 날 중재국인 카타르 등에 “공격을 받고 있는 동안에는 협상하지 않겠다”며 휴전 및 핵 협상에 먼저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 13일 새벽 이란의 핵·군사시설 등을 선제 공습했고, 곧바로 이란이 드론과 미사일로 보복에 나서면서 나흘째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심 에너지 시설로 공습 범위를 확대했고 이란도 이스라엘 주요 도시를 겨냥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군은 16일 아침 이란 중부 지대지 미사일 기지를 공습했다. 이란도 이날 새벽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와 북부 주요 항구 하이파, 남부 항구도시 아슈켈톤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서로 공격하며 인명 피해는 속출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13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후 16일까지 사망자가 224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란 보건부는 사망자 중 90%가 민간인이라고 밝혔으며, 군인과 민간인 포함 총 1277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이날 처음으로 낮 시간에 이스라엘로 미사일을 발사하며 보복 수위를 높였다. 이에 이스라엘 측에서는 이날까지 최소 18명이 죽고 4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나왔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의 공습으로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 대사관 분관 건물이 경미한 피해를 입었다고 확인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에 국제사회의 반응은 엇갈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휴전) 합의가 이뤄지길 바라지만 때로는 국가들이 먼저 싸워서 해결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을 두둔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은 스스로 방어할 권리가 있고 이란이 지역 불안정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사실상 핵 보유국인 파키스탄은 ‘우방국’ 이란을 선제공격한 이스라엘에 “이란의 주권을 노골적으로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라크 내 친(親)이란 민병대인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아부 후세인 알 하미다위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미국의 전쟁 개입 시 주저 없이 미국의 이익과 지역 곳곳에 퍼져있는 (미군) 기지에 직접적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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