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이 불장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서울 내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도 전년 대비 2배 넘게 늘어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7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매매에 이어 분양권 시장에도 매수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위치한 ‘흑석리버파크자이’ 아파트 전용면적 84.96㎡ 분양권은 이달 5일 23억1400만원에 손바뀜되며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달 26일 동일 평형 매물의 분양권이 19억6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된 것과 비교해 불과 열흘 새 실거래 가격만 3억5000만원이 넘게 오른 것이다.
동작구 흑석동의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1~2개월 전부터 분양권 매물을 확인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수요에 비해 매물이 적어 거래량이 많지는 않지만, 분양권 호가와 실거래가는 수천만원씩 지속적으로 오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동대문구를 중심으로 한 강북 일대에서도 분양권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동대문구는 대규모 입주 영향으로 올해 서울 전체 분양·입주권 거래의 약 25%가 집중됐다.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 아이파크 자이’ 전용 84.9㎡ 분양권은 이달 6일 15억원에 신고가 거래된 후 비슷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7일 동일 평형대가 12억7000만원에 신고가를 찍은 후 불과 3주 만에 2억3000만원이 상승했다.
휘경동 ‘휘경자이 디센시아’ 아파트도 지난달 26일 전용 84.9㎡ 매물이 14억원 수준에 신고가 거래 신고가 거래된 데 이어, 이달 7일에는 59.9㎡ 분양권도 11억7000만원에 신고가 매매되는 등 중소형을 가리지 않고 분양권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 가재울 아이파크’도 이달 11일 59.8㎡ 매물이 직전 최고가인 10억2100만원보다 소폭 오른 10억34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된 바 있다.
올해 서울 전체 분양·입주권 거래 건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1~5월)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건수는 61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91건) 대비 110%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기 지역 분양·입주권 거래가 2916건에서 3069건으로 소폭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서울의 분양권 거래 증가폭이 더욱 두드러진 것이다.
특히 분양권의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1~5월 서울 분양·입주권 거래 291건 중 분양권 거래는 91건으로 전체 31.3%에 그쳤으나, 올해는 분양권 거래가 총 271건으로 비중이 44.3%에 달했다. 7월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일 전까지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신축 아파트 집단대출은 기존 2단계 수준으로 대출 한도가 정해지는 것이 분양권 거래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불안으로 DSR 전 아파트 매입에 나섰던 수요가 분양권으로도 번지고 있다”며 “서울 분양권 시장에도 DSR 강화 전 매입 시점을 앞당기고자 하는 수요가 확대되면서 전체적으로 분양권에 대한 선호 현상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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