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문을 연 료(본명 이효정)씨는 어린 시절 ‘환영받지 못하는 아이’였다. 필요하지 않은, 엉뚱한 질문을 던졌던 그는 ‘아이라면 응당 이래야지’란 틀에 빗겨있었다. 7세부터 스스로 답을 찾기 시작한 이유다. ‘독학’은 낙서, 글, 짧은 메모가 됐다. 료씨는 13~14년간 쌓은 짧은 메모와 사진을 모으고 추려 책 <료의 생각 없는 생각>을 냈다.
그는 최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연 신간 기자간담회에서 ‘나다움’을 말했다.
“나다움을 찾기 위해 매일매일 뭘 좋아하고, 뭘 하고 싶은지를 (스스로에게) 질문했어요. (이 책은) 그에 응당한 생각들을 행동으로 옮겼던 결과물이죠. 어떻게 하면 제가 저로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로 말할 수 있고 행동하고 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끊임없이 생각하는 편이죠.”
그는 즉흥적이다. 책 제목도, 사진도 어떤 의도를 갖고 만들지 않았다. 과거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로 썼던 것이 제목으로, 순간 포착한 것이 사진이 됐다. 런던베이글뮤지엄도 마찬가지다. “대단한 걸 브랜딩해야겠다는 마음이 아니었어요. 집이나 회사에서의 제 모습, 제가 먹는 것, 제 취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거죠.”
료는 “자신을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내가 나를 알아야 하고 나를 고쳐줄 수 있어야 해요. 나를 들어 올릴 힘이 있으려면 단단해야 하고, 내 마음을 잘 헤아릴 수 있는 감성이 있어야 하고,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도 있어야 해요. 온전히 나를 향하는, 레퍼런스를 만드는 과정이 꼭 필요하죠. 내가 뭘 먹었는지, 뭘 그렸는지, 어떤 사진을 찍었는지 등 스스로를 관찰하려면 온전히 혼자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해요.”

독학에 몰두했던 그는 "자가 발전하듯 혼자서 알아내야 하는 강박"이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다. 최근에서야 그는 누군가와 함께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나이를 먹으니, 저라는 사람이 누군지 선명해졌다”며 “그러고 나서 타인들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료는 간담회 끄트머리에 지름길을 말했다. “누군가 알려준 지름길은 그 사람의 길이란 생각이 들었죠. 제가 만들어낼 지름길은 다쳐가면서 알아갈 수밖에 없어요. 저만의 지름길을, 저만의 최단거리를 만드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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