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각국이 올림픽 유치에 도전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경제 활성화와 관광산업의 동반 성장이 꼽힌다. 반면 올림픽 유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쪽에서는 너무 큰 기회비용과 대회 후 처치 곤란이 되는 경기장을 지적한다.
올림픽 유치의 강점은 도시 브랜드 가치를 세계에 각인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에 따르면 2024 파리 올림픽 티켓은 1060만장이 판매됐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의 830만장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또한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파리 올림픽 시청자 수가 하루 평균 약 306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장기적인 경제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는 파리 올림픽을 통해 장기적으로 120억 달러(약 16조5100억원)에 이르는 경제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프랑스 리모주대 스포츠법경제학연구소(CDES)는 파리 올림픽 개최가 2018~2034년에 걸쳐 프랑스 수도권에 미치는 경제 효과로 최대 121억 달러(16조6520억)를 전망했다.
그런데 '올림픽 유치는 남는 장사'라는 공식은 이미 옛말이 됐다.개최 도시 대부분이 올림픽 이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2013년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이후 20년 동안 올림픽을 개최한 도시 모두가 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개최 도시 대부분이 '올림픽 이후 경기침체(Post-Olympic Economy Depression)' 현상까지 겪었다.
적자를 부르는 원인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 번째는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개최 비용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외교협회가 낸 올림픽 개최 경제학 보고서를 보면 올림픽은 1988 캘거리 대회 이후 19차례 대회 모두 예산 범위를 넘어섰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73억 달러(약 10조원)를 쓸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대회 준비가 마무리되던 2019년 실제 지출은 280억 달러(약 38조4700억)까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014 소치 대회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는 각각 예산 초과치 289%, 352%를 기록했다.
두 번째는 올림픽을 위해 새로 지은 기반 시설의 쓸모를 찾지 못해서다. 2004 아테네 올림픽을 위해 건설된 대부분의 시설은 현재까지도 방치돼 있다. 2020 도쿄 대회 시설물도 공연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아리아케 아레나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적자를 기록 중이다.
남겨진 기반 시설 유지·운영 비용으로 매년 막대한 금액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점도 문제다. 건설비로만 4억6000만 달러(약 5578억원)가 투입된 2008 베이징 올림픽의 주경기장(베이징 국립 경기장)은 유지 관리비로 매해 1000만 달러(약 13억7000만원)가 들고 있다.
IOC는 이런 과잉투자와 개최 후 시설 방치 등이 계속해서 문제로 지적되자 지속가능한 '친환경 올림픽'을 권장하는 추세다. 이에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은 대회 사상 처음으로 새로운 경기장을 단 한 곳도 짓지 않을 예정이다. 대신 기존 경기장들을 개조해 사용할 계획이다. LA 올림픽 개최 예상 비용은 약 70억 달러(약 9조6100억원)로 추산된다.
과연 올림픽은 도시의 미래를 비추는 성화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거대한 불씨만 남기는 축제로 전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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