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뛰는 코스피, 기는 코스닥'.
코스피가 3000포인트를 넘기며 축포를 쏘아 올린 가운데 코스닥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1년 간 코스피가 10% 가까이 상승할 때 코스닥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마찬가지. 지난 4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이 있기 전인 20일까지 코스피는 9.05%(251포인트) 상승한 반면 코스닥은 5.50%(41.3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올해 들어 15.72% 상승했다. 코스피지수가 25.63% 뛰면서 3년 5개월 여 만에 3000포인트를 돌파했지만 코스닥은 코스피 상승세의 절반을 겨우 넘긴 수준에 그쳤다. 최근 1년 기준으로는 코스피 수익률은 9.03%지만 코스닥은 -6.74%로 크게 부진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희비가 엇갈린다. 'KODEX 코스닥150'과 'TIGER 코스닥150'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2.50%, 12.23%다. 같은 기간 'KODEX 200'은 28.66, 'TIGER 200'은 28.70% 올라 차이가 난다.
개인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간다. 개인 중심의 코스닥은 지난해 연간 전세계 꼴찌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한 데다 올해는 코스피 수익률의 절반 수준을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개인은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4조2296억원을 순매수했고 유가증권시장에선 2조367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에 베팅한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부터 지속된 부진한 주가 흐름에 올해 주가 상승에도 수익권에 진입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건 최근 증시 상승을 견인한 외국인 수급이 코스피로 몰린 영향이다. 외국인은 코스피 대형주 위주로 사들였다. 내수 부양 기대감, 지배구조 개선 등이 외국인 자금을 유입시켰다.
반면 방어주 비중이 작고 중·소형 성장주 비중이 큰 코스닥에서는 외국인이 소폭 사들이는데 그치고 있다. 이달 매매 동향을 보면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2996억원 순매수했고 유가증권시장에선 4조338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1분기 실적도 코스피 상장사는 개선된 반면 코스닥 상장사는 악화됐다. 코스피 12월 결산 상장사(금융업 제외)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4% 증가했다. 코스닥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2.3% 감소했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는 정책 기대감이 주요 재료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코스닥시장에도 정책 모멘텀이 주목받는다면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자본시장과 관련해 상법 개정 이슈 외에도 향후 벤처투자촉진법 개정, 스톡옵션 비과세,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 연구개발(R&D) 세액공제 확대 등이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 코스닥 내 비중이 큰 제약·바이오업종도 바이오 특화 펀드 등 투자생태계 구축과 전문인력 집중 육성 등이 기대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 모멘텀이 업종 내 종목으로 확산되면서 상대적으로 코스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2017년 코스닥 지원책이 나온 당시 시가총액이 110조원 가량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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