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오는 25일(현지시간) 2025 회계연도 3분기(3~5월)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안팎에선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마이크론은 분기 실적을 가장 먼저 발표해 업계 실적 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칠 영향도 관심을 끌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증권사들은 마이크론의 3분기 매출을 88억8500만 달러(약 12조2800억원)로 전망했다. 이는 마이크론이 제시한 가이던스(자체 전망치) 중간값(88억 달러)과 근사한 수치이며, 전년 동기 대비 약 30%나 상승한 수준이다.
조정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1.59달러로, 전년 동기(0.62달러) 대비 1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관련해 JP모건은 최근 마이크론이 HBM 수요 강세뿐 아니라 범용 D램(비 HBM) 출하 증가와 평균판매가격 상승, 고객사 재고 정리 속도 증가, 일부 관세 회피 목적의 수요 선반영(풀인·Pull-in)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마이크론의 고속성장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면서 시작됐다.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마이크론의 HBM도 시장에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에는 HBM3E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하기도 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지난 실적 발표에서 "AI 관련 수요에 힘입어 2025 회계연도에 기록적인 매출과 개선된 수익성을 달성할 궤도에 올랐다"고 했다.
마이크론의 호실적 전망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와도 무관치 않다. 전방 산업(서버·AI·PC 등)에서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신호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수요 회복 기대를 주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은 마이크론처럼 관세 유예로 인한 '풀인(Pull-in)' 효과를 봐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조치 연장 여부가 어떻게 결론날지 불분명해 우리나라 3분기(7~9월) 실적은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
만약 관세 유예가 예정대로 종료되고 7월 9일부터 부과되면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한국산 반도체의 경쟁력이 저하된다. 관세 유예가 연장되면 가격 경쟁력과 풀인 효과가 이어져 판매에 순항이 예상된다.
김록호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관세 관련 풀인으로 인해 하반기 수요 불확실성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올해 연간 D램 수요가 기존 대비 높아질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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