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 몸집 키운 삼성·LG… 가전 넘어 HVAC 경쟁 무대 확대

  • 삼성·LG, 유럽 기업 나란히 M&A

  • 가전 수요 위축 속 신성장동력 기대

휘센 시스템 에어컨 멀티브이 아이MultiV i 사진LG전자
휘센 시스템 에어컨 '멀티브이 아이(MultiV i)'. [사진=LG전자]
국내 가전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냉난방공조(HVAC) 분야로 경쟁 무대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나란히 유럽 기업 인수합병(M&A)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며 격돌을 예고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노르웨이의 프리미엄 온수 솔루션 기업 OSO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금액은 수천억원 규모로 전해진다. 1932년 설립된 OSO는 지난해 기준 매출 126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HVAC 사업에 힘을 주기 위해 ES(에코솔루션)사업본부를 신설한 이후 첫 M&A다.

LG전자는 지난해 6월 미국 앨라배마주 헌츠빌에 4000억원 규모의 신규 HVAC 생산시설 착공하며 시스템에어컨·히트펌프 등 고효율 제품 공급 확대에 나섰다.

HVAC 사업은 최근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글로벌 기업들이 연이어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 등 AI 후방산업에 대한 인프라 투자를 단행하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최근 방한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조주완 LG전자 대표와의 회동에서 MS 데이터센터에 LG전자의 냉각 솔루션을 공급받는다는 합의를 도출하기도 했다.

아울러 LG전자는 HVAC 사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 마련을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글로벌 거점 역할을 수행하는 'LG HVAC 아카데미'를 지속 확장하고 있다. 60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HVAC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지난 3월 중국 선전에 아카데미를 신규 설립하고 1월에는 태국 방콕에 이전 개소했다.

삼성전자도 지난 5월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인수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수 금액은 2조4000억원으로, 2016년 하만 인수(약 9조원) 이후 첫 조단위 M&A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에도 미국 냉난방공조 기업 레녹스와 합작법인 '삼성 레녹스 HVAC 북아메리카'를 설립하는 등 가정용 공조를 중심으로 사업을 키워왔다. 플랙트는 공장이나 상업시설 등 중앙공조 시장에 강점을 지닌 만큼 글로벌 종합공조 업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플랙트는 최근 생성형 AI와 로봇, 자율주행, 확장현실(XR) 등의 확산으로 수요가 폭발 중인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친환경 정책이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가운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공조사업 주도권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양사는 올 초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AHR 엑스포'에도 나란히 참가해 다이킨, 존슨 콘트롤스(JCI), 제네럴 일렉트릭(GE) 등 글로벌 기업들과 기술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존 경쟁 무대였던 생활가전과 TV가 관세 여파와 중국의 추격 등으로 최근 수요가 줄고 있는 만큼 공조사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가전품목의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52.7로 전망됐다.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올 들어 3개분기 연속 50대에 머무는 셈이다. 반면 HVAC 시장 규모는 지난해 3016억 달러에서 오는 2034년 5454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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