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배터리 주도권 잡아라"… 中 공세에 K-배터리 총반격

  • 中 CATL 유럽 점유율 38% '급등'

  • 韓 3사, '현지화 전략'으로 반격

  • EU 환경 규제·공급망 재편 압박

  • 기술력만으론 부족한 시대 지적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오창 에너지플랜트 전경 사진LG엔솔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오창 에너지플랜트 전경 [사진=LG엔솔]

유럽 배터리 시장을 둘러싼 한국과 중국의 주도권 경쟁이 정면 승부 양상으로 확전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한때 유럽 내 점유율 75%를 기록하며 시장을 이끌었으나, 최근 중국 기업들의 전방위 저가 공세로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이에 한국 기업들은 '현지 생산 확대', 'LFP(리튬인산철) 기술 도입', '공급망 확보' 등을 앞세우며 반격에 나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 CATL은 올해 1분기 유럽 시장 점유율 38%로 1위를 기록했다. 독일 튀링겐 공장 가동과 더불어 수익성도 높아지면서 회사의 유럽 내 입지는 갈수록 견고해지고 있다.

다른 중국 업체인 EVE에너지는 헝가리 데브레첸에 30GWh(기가와트시) 규모 공장을 승인받았고, CALB는 포르투갈에서 15GWh 생산설비를 착공했다. 선오다 역시 헝가리에 공장을 신설 중이다.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인해 중국산 배터리가 미국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 데 따른 전략적 재배치로 풀이된다.

이에 맞서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공장의 일부 라인을 LFP 배터리로 전환하고, 프랑스 르노를 포함한 유럽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을 확대 중이다. 삼성SDI는 헝가리 공장 증설을 통해 LFP 양산 기반을 강화하고 있으며, SK온도 헝가리 내 47.5GWh 규모 생산시설을 운영하며 공급 안정화에 나섰다.

하지만 유럽 완성차업체들이 가격 경쟁력과 LFP 기술 우위를 앞세운 중국산 배터리를 선호하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현재 유럽 배터리 수요의 20% 이상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중 87%가 중국산이다.

또한 EU는 배터리 전 주기에 걸친 탄소배출량 공개 의무화 등 강력한 환경 정책을 시행 중이다. 단순한 생산기지 확보를 넘어 공급망 전체를 유럽 중심으로 재편해야 하는 과제가 국내 기업들에게 주어졌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LG에너지솔루션 등은 핀란드 국영 광물기업 '피니시 미네랄 그룹'과 손잡고, 유럽 내 니켈·리튬 광산 연계에 나서는 등 현지 자원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기술력만으로는 더 이상 글로벌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시대"라며 "특히 유럽 배터리 시장은 단순한 성능 경쟁을 넘어, 공급망 안정성 확보와 환경 규제 대응 역량 등 복합적인 전략이 동시에 요구되는 복합 전장(戰場)"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기술과 가격 외에도 지속가능성과 지역 내 생산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체계를 얼마나 잘 갖추느냐가 유럽 시장 진출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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