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세 인하에...금융지주, KPI 뜯어고치고 자사주 쓸어담고

  • 배당성향 35% 이상이면 세율 절반 깎여

  • 기업가치 평가 강화 이어 배당액 확대 검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을 앞두고 금융지주사들의 밸류업 정책에도 변화 기류가 감지된다. 주요 금융지주사는 하반기 자사주 매입·소각에 더해 성과지표에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항목들을 추가하거나 배당성향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조만간 세법개정안에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포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발의된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법안을 보면 배당성향이 35% 이상인 상장사가 지급하는 배당은 종합소득에서 분리해 별도 세율을 적용한다. 배당소득세는 최대 49.5%에서 27.5% 수준으로 깎이며 개인투자자들의 과세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기업들의 배당액 확대를 유도하면서 투자자들의 세 부담을 낮추면 저평가된 금융지주사들의 기업가치가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금융지주사별 배당성향은 우리금융 23.91%, 하나금융 22.10%, KB금융 19.73%, 신한금융 18.70% 순이다. 세법개정 시기에 따라 금융지주사들은 배당성향을 35%로 높이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은 35%, 카카오뱅크는 39%로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준을 충족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배당액은 매년 초 주주총회에서 결정되는 만큼 주주환원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배당성향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금융지주사는 하반기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속도를 내며 주주환원 규모를 늘리고 있다. KB금융은 올 상반기에만 8200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 및 소각한 데 이어 하반기에 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할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약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하반기에는 추가 자사주를 4000억원 이상 매입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또 신한금융은 임원 등의 장기 성과급 80% 비중을 기업가치 제고와 연관된 항목들로 채웠다. 그룹 KPI(성과보상지표) 차원에서도 50%를 밸류업 지표들로 구성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개최한 해외 애널리스트 데이를 올해도 이어가며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유도할 계획이다. 

하나금융도 하반기 3000억~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앞두고 있다. 우리금융은 4분기 감액배당을 도입하기로 해 개인투자자의 체감 배당수익률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3분기부터 보험사 등 비은행 부문과 시너지를 본격화해 CET1 비율 12.5%를 달성하고 주주환원율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하반기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규모는 1500억원이다.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학과 교수는 "고령화 시대에 진입하며 해외처럼 배당금을 꼬박꼬박 받는 배당주 기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배당 적립금을 쌓아가기 위해 리스크가 작고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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