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러시아 마그니토고르스크 제철소를 찾아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과 중국 국경으로 연결되는 도로 건설 방안을 거론했다. 북·중 국경을 진입하는 도로가 러시아 주요 도로체계에 연결되면 무역량·교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세 나라의 결속이 한층 단단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M-12 고속도로 확장 개통식 화상 축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동부 노선 개발을 계속할 것”이라며 “고속도로가 러시아 서부 튜멘 지역과 시베리아, 극동 지역으로도 연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몽골, 중국, 북한과의 국경으로 접근하는 도로를 건설하는 방안도 물론 검토될 것이고 이에 따라 수송 역량이 중대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노선은 국제적 수송망에 포함되는 한편 중요하고 경쟁력 있는 수송 동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러시아 내 타타르스탄공화국 수도 카잔을 잇는 고속도로 M-12가 동쪽으로 일부 확장 개통되면서 열렸다.
최근 북·중·러는 밀착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면서 전방위적으로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는 러시아와 북한은 교통 분야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오는 27일부터 러시아 모스크바와 북한 평양을 잇는 직항 항공평 운항이 30여년 만에 재개된다.
지난 4월 30일에는 러시아와 북한을 육로로 잇는 두만강 자동차 교량을 착공했다. 이 교량의 완공 목표 시점은 2026년 말이다. 지난달에는 2020년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모스크바-평양, 하바롭스크-평양 직통 열차 운행을 5년 만에 재개했다.
양국 간 해양 교통로 복원도 가속화된다. 지난 11~13일 북한 원산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와 북한 간 해양 교통로도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측의 군사 협력도 끈끈해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지난해 10월 1만1000여명 규모의 병력을 러시아로 파병했고, 올해 1~2월 약 3000명 이상을 추가로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17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평양을 방문 후 북한이 공병 병력과 군사 건설 인력 총 6000명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한 바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 보고서를 입수해 북한이 러시아에 수개월 내 3만명 이상 추가 파병을 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들이 오는 9월 러시아, 벨라루스와 함께 합동 군사훈련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여행 관련 사이트에 평양과 중국 베이징을 잇는 열차와 평양과 중국 상하이를 왕복하는 항공기의 스케줄이 공개됐다.
평양과 베이징을 오가는 열차 노선은 아직 운행되지 않고 있으나, 북한의 시간표대로 향후 운행이 이뤄지면 2020년 1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열차운행이 중단된 지 5년 6개월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또 그간 평양과 상하이를 부정기적으로 운항하는 경우만 있었는데 앞으로는 정기노선이 부활하는 셈이다.
한편 다음 달 중국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북·중·러 3각 협력이 가시화되는 분기점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다자안보·정치·경제 협의체인 SCO 정상회의는 8월 31일부터 이틀간 중국 톈진에서 열린다. 중·러와 인도, 이란, 벨라루스 등 총 10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SCO를 통해 ‘반(反)서방’ 결속을 도모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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