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잇따라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동남아는 물론 북미, 중동 등으로 진출 지역을 넓히며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점포 수 경쟁이 한계에 다다른 국내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성장 무대를 찾으려는 흐름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더벤티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가운데서도 활발한 해외 확장 행보를 보이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다. 더벤티는 지난 3월 캐나다에 첫 매장을 연 것을 시작으로 베트남과 요르단으로도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달 기준 캐나다 리치몬드·코퀴틀람과 베트남 호찌민에 점포를 운영 중이며 올 하반기에는 요르단 암만에 1호점 개점을 앞두고 있다. 더벤티 관계자는 "현지 소비자들이 한국 브랜드에 갖는 신뢰와 트렌디한 음료에 대한 선호를 확인하면서 추가 진출 지역에 대한 검토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메가MGC커피는 몽골을 첫 진출지로 선택했다. 지난해 수도 울란바토르에 직영 매장을 연 뒤 본격적인 테스트에 돌입해 현재는 5호점까지 출점한 상태다. 메가커피는 4000개 국내 매장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북미와 아시아 지역 등 차기 진출지를 검토 중이다. 메가MGC커피 관계자는 "몽골은 한국 문화에 대한 수용도가 높고, 다양한 산업에서 이미 국내 기업들이 성과를 낸 만큼 브랜드 성장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디야커피는 2023년 12월 개장한 미국 괌 1호점에 이어 지난해 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첫 매장을 열었다. 올해 초에는 라오스 코라오 그룹과 손잡고 라오스를 비롯해 캄보디아, 미얀마까지 동남아 3개국을 아우르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이디야는 연내 라오스에 1호점을 열고 이후 순차적으로 출점 국가를 늘려갈 계획이다.
컴포즈커피는 2023년 싱가포르 선텍시티를 시작으로 2024년 원 라플즈 플레이스, 올해 PLQ몰까지 주요 쇼핑몰을 중심으로 싱가포르 지점을 매년 1호점씩 늘려가며 해외 진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삼성전자와 제일기획에서 글로벌 사업을 담당했던 김홍석 최고경영자(CEO)를 새롭게 선임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국내 프랜차이즈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커피 시장 과열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더벤티·이디야커피·빽다방·매머드커피 등 주요 저가 브랜드의 국내 점포 수는 1만1115개에 달한다. 2년 전인 2021년 7939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40%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개인 카페 성장세까지 겹치면서 신규 입지 확보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인건비, 임대료 등 고정비 부담 또한 계속 커지고 있어 업계에서는 "과거처럼 점포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승부가 나지 않는 구조"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가운데 해외시장은 새로운 기회로 부상하고 있다. K-콘텐츠와 한류 확산에 힘입어 한국식 음료와 디저트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브랜드들이 비교적 낮은 진입 장벽으로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베트남·말레이시아·태국 등 동남아 지역에선 높은 인구 밀도와 젊은 소비층을 바탕으로 커피 수요가 빠르게 성장 중이다. 한국 프랜차이즈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인 편이라 진출이 비교적 수월하다는 평가다. 각 브랜드도 현지 트렌드에 맞춘 로컬라이징과 함께 K-푸드 고유의 색깔을 살린 운영 전략으로 시장 적응에 나서고 있다.
중동과 북미 역시 유망 시장으로 꼽힌다. 북미는 한국 유학생과 교민 사회를 중심으로 한 초기 고정 수요층이 존재해 안정적인 출점이 가능하고, 중동은 할랄 인증 등 진입 요건만 충족하면 성장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그에 비해 이들 지역에 대한 진출 시도는 상대적으로 적어 경쟁이 덜한 블루오션으로 여겨진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한국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어서 초기 마케팅 부담이 작다"며 "각국 소비자 특성에 맞춘 운영 전략만 잘 세우면 국내에서 쌓아온 시스템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확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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