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하는 데 규제 강화까지…보험업계 '겹악재'

  • 금융당국, ALM 강화 공동협약 추진…규제로 이어질 듯

  • 2분기 경영실적 전망 부정적…"올해 배당 어려울 수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융당국이 보험사 자산·부채 만기(듀레이션) 등 건전성 규제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더해 금리 인하기를 맞아 실적 성장도 정체하고 있어 보험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보험사와 보험 자산·부채 관리(ALM) 강화를 위한 공동협약(MOU)을 추진하고 있다. 공동협약은 이르면 이번주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협약은 내달 결정되는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조치 유예를 앞두고 보험사 건전성 관리 강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 최종관찰만기 확대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종관찰만기는 국고채 수익률 등 시장정보를 활용해 보험부채 할인율을 구하는 구간을 뜻한다.

금융당국은 2027년까지 점진적으로 최종관찰만기를 30년으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최종관찰만기가 늘어나면 보험사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근 시장금리가 내림세인 만큼 보험부채의 현재 가치가 지나치게 크게 인식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과 보험업권은 △현행 유지 △매년 논의를 통해 확대 여부 결정 △확대 시한 연장 등 방안을 놓고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보험부채 할인율 정상화 조치가 유예되면 보험사들이 중장기 건전성보다 단기 실적에 몰두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공동협약을 통해 자산·부채 만기를 자발적으로 맞추도록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공동협약 형태로 시작되는 이번 조치가 결국 규제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자산·부채 만기를 맞추면 시장금리가 오르거나 내려도 자산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본다. ALM 강화 방안 마련은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도입과 함께 올 하반기 금융당국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인 만큼 향후 보험사 건전성 관련 규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리 하락이 보험사 건전성에 큰 영향을 주는 이유는 보험사 자산·부채 만기 구조에 취약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보험사 중장기 건전성 확보를 위해 ALM 강화 규제 도입을 검토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올해 들어 국내 보험사들의 경영실적이 시원치 않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보험사 당기순이익 합계는 4조9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말부터 다음달 중순까지 보험사별로 공개되는 상반기 실적도 1분기 실적 대비 큰 반등을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보험업계에서는 2분기 국내·외 증시가 호황이었던 만큼 투자손익에는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보험손익에서는 수익성 약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경영실적도 부진한데 규제도 강화되는 ‘겹악재’를 맞은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ALM과 지급여력비율 규제는 배당까지 이어지는 중요한 이슈”라며 “일부 보험사들이 지난해 배당에 실패해 올해는 절치부심했지만 몇몇 보험사들은 올해도 배당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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