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에서 상장지수펀드(ETF) 종목이 1000개를 넘어섰다. 지난 2002년 10월 국내에 첫 ETF가 등장하고 약 23년 만이다. 순자산 규모는 10배 이상 급증했다. (▶ 본지 7월15일자 1·12면 기사 참고)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ODEX TDF2060액티브 △KIWOOM 미국테크100월간목표헤지액티브 △1Q 미국메디컬AI △ACE 미국10년국채액티브 △ACE 미국10년국채액티브(H) △PLUS 미국로보택시 △더제이 중소형포커스액티브 등 ETF 7개 종목이 신규 상장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거래되는 ETF는 총 1002개로 늘었다.
ETF 시장은 지난 20여년 동안 급격히 성장했다. 특히 최근 10년간 성장세는 가파르다. 2015년 말 198개였던 ETF 수는 2025년 7월 현재 1002개로 5배 넘게 증가했다. 순자산 총액도 같은 기간 21조6299억원에서 221조4335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운용 형태별로 보면 기초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형이 73.3%(734개)를 차지한다. 기초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목표로 운용하는 액티브형은 26.7%(268개)다.
기초 자산을 기준별로 보면 국내 주식형이 38%(381개)로 가장 많다. 뒤를 이어 △해외 주식형 31.4%(315개) △국내 채권형 11.7%(117개) △해외 채권형 4%(40개) 순이다.
상품 종류도 투자자 증가에 맞춰 다양해지는 추세다. 최근엔 커버드콜 ETF 등 수익 구조를 세분화한 상품들도 등장하고 있다. 커버드콜 ETF는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과 함께 옵션 프리미엄을 활용한 추가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으로 퇴직연금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함께 주식이나 ETF 등 위험 자산에 투자하면서 목표 수익률을 달성한 후 바로 채권 등 안정형 자산으로 전환 투자해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챙기는 목표전환형 ETF도 인기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7일 목표 수익률 7%로 국내 채권과 국내 테마 ETF에 투자하는 '삼성알아서투자해주는 EMP목표전환형 펀드 제4호'를 출시했고, 지난달 30일 KCGI자산운용은 'KCGI코리아 목표전환펀드 1호' 후속으로 2호 펀드를 내놨다.
전문가들은 ETF 시장이 급성장한 배경으로 업계의 상품 개발 노력과 투자자 수요 변화, 시장 인프라 개선 등을 꼽는다. 최철호 한국거래소 증권상품시장부장은 "ETF 시장이 이 정도까지 성장한 데는 운용업계와 투자자들의 꾸준한 노력이 있었다"며 "전체 순자산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다만 ETF 수의 증가가 곧 시장의 질적 성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최 부장은 "종목 수가 많아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각 ETF가 실제 투자자 수요에 맞게 잘 거래되고 규모를 키우는 것"이라며 "일부 저유동성 소형 ETF는 거래가 부진해 청산되기도 하는 만큼 이제는 양적 성장보다 질적 전환이 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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