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로 시작해 주먹으로 끝난 하루…여수시의회, 민심 이반 '자충수'

  • MBC 문제 외치다 내부 싸움으로 신뢰 '추락'

  • 건배하다 주먹까지 ...여수시의회 술자리 난투극

여수시의회 전경 사진박기현 기자
여수시의회 전경. [사진=박기현 기자]

여수시의회가 하루 사이 극단을 오갔다. 23일 오전에는 여수MBC 사옥 이전 철회를 촉구하며 의장·부의장이 삭발까지 감행했지만, 그날 밤에는 시청 직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의원 간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시의회는 이날 오전, 여수MBC 사옥 이전 계획 중단을 촉구하며 삭발식이라는 강경한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백인숙 의장과 문갑태 부의장은 시청 앞에서 머리를 깎으며 “지역 언론을 외지로 내쫓는 건 여수시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외쳤다.

하지만 이날 저녁,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강재헌 환경복지위원장과 박영평 의원이 시청 직원들과 함께한 공식 만찬 자리에서 건배사를 두고 언쟁을 벌이다가 감정싸움 끝에 머리채를 잡고 주먹을 주고받는 사태로 이어졌다.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고, 관계자들이 말리느라 소동을 겪었다.

이 같은 의원들의 언행 불일치는 시민들의 분노를 더욱 키웠다. “낮엔 쇼, 밤엔 진심”이라는 냉소적인 반응부터 “누굴 위한 삭발이었는가”라는 비판까지, 여론은 싸늘하게 돌아섰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전직 시의원은 “민심을 대변하겠다는 의회가 하루 만에 삭발과 주먹질로 희화화됐다”며 “관련 의원들은 공식 사과하고, 의회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재헌 위원장은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이번 사건으로 시민들께 사과드리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고, 박영평 의원은 “강 위원장이 먼저 얼굴을 때려 맞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면서도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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