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측은 이날 이 회장과 이 대통령의 만남에 대해 "아는 바 없다"는 입장을 전했으나, 대통령실 측에선 "대통령께서 계속 기업인들을 만나고 있는 일환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최근 재계 총수들과 회동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재계 안팎에선 양측 간 만남 역시 성사됐을 것으로 본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달 14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다음 날인 15일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각각 만찬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앞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각 그룹 회장으로부터 대미 투자와 글로벌 통상, 지방 활성화 방안, R&D(연구개발) 투자 및 미래 사회 대응 계획 등에 대해 의견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 회장과의 만남에서도 유사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격화되는 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삼성의 글로벌 전략 조정이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정부는 이날 한·미 관세 협상을 앞두고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과 접촉해 가용한 투자 금액을 취합한 결과 현재까지 1000억 달러(약 137조원) 규모의 현지 투자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를 위해 마련된 금액의 경우 기업들의 순수 계획으로 정부의 재정 지원이 더해지면 향후 투자 규모는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지난 17일 이 회장은 '부당 합병 및 회계 부정' 혐의에 대해 무죄를 최종 선고받으면서 10년간 이어온 사법 족쇄를 풀었다.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이 회장의 경영 보폭이 한층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와의 투자 계획 내용에도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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