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로 인해 국내에서도 일자리 감소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이미 AI로 인력을 대체하는 가운데 국내 IT·통신 업계뿐 아니라 제조업에서도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2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희망퇴직은 특정 부서에 국한하지 않았지만 사측은 네트워크 관리, 고객 응대 등 AI와 자동화로 대체 가능한 직군에서 최대한 많이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목표나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2022년 만 50세 이상, 근속 10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 바 있다. 올해 하반기 희망퇴직이 확정되면 3년 만에 다시 구조조정에 나서는 셈이다.
앞서 KT는 지난해 하반기 네트워크 관리직을 중심으로 대규모 자회사 전출과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2023년부터 올해까지 구조조정을 지속하고 있다. 계열사 분사, 비주력 사업 정리, 조직 재편, 희망퇴직 등 방안을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AI 챗봇과 자동화 서비스 도입으로 CX 직군(고객 지원, 상담 등)에서 대규모 인력 감축이 이뤄졌다.
제조업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 기반 스마트 팩토리 확대에 따라 생산라인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 포스코 역시 AI 기술센터와 로봇자동화센터를 신설하며 현장 인력을 줄이고 있다.
해외에서도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 추세는 뚜렷하다. 마이크로소프트, 델, 메타,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술 기업들은 AI 기술 도입과 함께 수만 명 규모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특히 메타는 AI 기반 광고 최적화와 콘텐츠 관리 시스템을 통해 기존 인력을 대체했으며 아마존은 물류 창고 자동화로 대규모 인력 감축을 진행했다. 구글은 AI를 활용한 검색 알고리즘 개선과 고객 지원 자동화로 인력을 재편했다. 이는 AI가 단순 보조 도구를 넘어 핵심 업무를 수행하는 주체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일자리 약 3억개가 AI로 인해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제조업, 고객 서비스, 데이터 입력 등 반복적이고 표준화된 업무가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AI 개발, 데이터 분석, 윤리적 AI 관리 등 새로운 직업군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라지는 일자리 규모를 완전히 상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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