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라 갑자기 이 종목이 오르지? 이건 왜 또 내리는 거야?”
투자자들이 매번 가지는 의문입니다. 수많은 변수가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 주가를 끌어올리기도, 내리기도 합니다.
그런 변수 중에서 석 달에 한 번씩 등장하는 게 있습니다. 바로 ‘MSCI 지수 리밸런싱’입니다. 이달 27일에도 이 변수에 따라 급등락하는 종목이 나올 예정입니다.
‘MSCI 지수 리밸런싱’은 무엇일까요. MSCI부터 알아보겠습니다. MSCI(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는 매년 2·5·8·11월 네 차례 정기 리뷰를 통해 각국 지수 구성 종목을 조정합니다. 시가총액, 유동 시가총액, 외국인 투자 가능 물량 등을 기준으로 삼아 지수를 구성을 새롭게 바꾸는 것이죠. 중요한 건 이 지수가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전 세계 패시브 자금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MSCI 지수를 추종하는 ETF 등 펀드의 자금은 어마어마합니다.
리뷰 결과는 26일 장 마감 후 종가 기준으로 지수에 반영됩니다. 하지만 실제 매매는 그 다음 날인 27일 장 시작과 함께 쏟아집니다.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은 편입된 종목을 매수하고 편출된 종목은 매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종목별 주가는 단기적으로 급등락하고 거래량은 평소 대비 몇 배로 늘어나는 일도 있습니다. 이는 기업가치 변화보다는 지수를 맞추기 위한 기계적인 매매기에 27일 하루는 종목별 주가 움직임이 왜곡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번 8월 정기 리뷰 결과 한국지수에서는 두산·효성중공업·LIG넥스원이 새로 들어왔고, CJ제일제당·LG이노텍·SKC가 빠지게 됐습니다. 종목 수는 직전과 같은 81개로 유지됐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국내 증시가 글로벌 주요국 대비 강세였던 만큼 더 많은 편입을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 중립적인 조정에 그쳤습니다.
MSCI 지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글로벌 자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보여주는 ‘지도’이자, 우리 증시에 큰 파급력을 미치는 변수입니다. 26일 조정 이후 27일, 투자자들의 눈길이 그 어느 때보다 MSCI 한국지수 종목에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 새로 들어온 두산이나 LIG넥스원에는 외국인·기관 매수세가 몰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지수에서 빠진 LG이노텍이나 SKC는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하락 압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기업 가치 변화와 무관하게 지수 편입 여부만으로도 ‘수급 이벤트’가 만들어지는 셈입니다.
하지만 이런 효과는 대부분 단기간에 집중돼 나타나므로 장기 투자 관점에선 과도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MSCI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지표 중 하나로, 리밸런싱 시점에는 대규모 패시브 자금이 동시에 움직인다”면서도 “이미 선반영된 경우도 있고 중장기적인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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