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노드윈드 항공 소속 보잉 777-200ER 항공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교통 등 전방위로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북한이 전승절이라고 부르는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27주년인 27일(현지시간) 양국은 평양-모스크바 직항 여객기 운항을 개시한 데 이어 원산행 직항편 개설도 검토 중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항공사 노드윈드의 평양행 첫 직항 항공편이 이날 오후 7시 25분에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에서 출발했다. 보잉 777-200ER 기종인 이 항공편에는 승객 400여명이 탑승했다. 비행시간은 8시간이다. 티켓 가격은 4만4700루블(약 78만원)부터 시작됐는데 빠르게 매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디미르 포테시킨 러시아 교통부 장관은 텔레그램을 통해 “외교관계 70여 년 만에 우리 국가의 수도 사이의 첫 직항 항공편을 운항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동안에는 러시아와 북한 사이의 직항 항공편은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와 평양을 오가는 노선만 운항했다. 노드윈드 관계자는 AFP통신에 “양국 간의 유대 관계를 강화하는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노드윈드는 지난달 러시아항공청에 주 2회 모스크바~평양 직항 노선 승인을 요청했다. 러시아항공청은 지난 9일 이를 허가했다. 러시아 교통부는 현재로서는 모스크바와 평양 간 항공편이 월 1회 운항한다며 “이는 안정적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면서 전방위적으로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는 러시아와 북한은 교통 분야 협력에 힘쓰고 있다. 지난 4월 30일에는 러시아와 북한을 육로로 잇는 두만강 자동차 교량을 착공했다. 지난달에는 2020년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모스크바~평양, 하바롭스크~평양 직통 열차 운행을 5년 만에 재개했다.
러시아는 북한 원산행 여객기 직항 노선 개설도 검토 중이다.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천연자원부 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와 북한 원산을 잇는 여객기 직항 노선 개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5월 러시아 매체 이즈베스티야는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를 인용해 블라디보스토크와 원산갈마 지구를 잇는 직항 노선 개설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국 간 해양 교통로 복원도 가속화된다. 코즐로프 장관은 러시아와 북한 간 해양 교통망 복구와 관련한 질문에 “이를 포함해 양국간 모든 형태의 소통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이달 11~13일 북한 원산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와 북한 간 해양 교통로도 복원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양측의 군사 협력도 끈끈해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지난해 10월 1만1000여명 규모의 병력을 러시아로 파병했고, 올해 1~2월 약 3000명 이상을 추가로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6월 17일 평양을 방문한 후 북한이 공병 병력과 군사 건설 인력 총 6000명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 보고서를 입수해 북한이 러시아에 수개월 내 3만명 이상 추가 파병을 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들이 오는 9월 러시아, 벨라루스와 함께 합동 군사훈련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