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10일 남았다"…트럼프, 러시아에 휴전 압박

  • 제재 위협에 별다른 반응 없자 압박 수위 높여

  • "러시아 측 반응 없어…푸틴, 전쟁 지속 원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향해 미소짓고 있다 사진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향해 미소짓고 있다. [사진=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열흘 내 우크라이나와 휴전하지 않으면 관세 폭탄을 투하하겠다고 공언했다. 당초 9월 초로 제시했던 휴전 합의 시한을 대폭 앞당기며 협상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러시아에 강경한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후통첩성 경고를 내린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공세를 지속하고 있는 러시아의 태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29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스코틀랜드에서 미국으로 복귀하는 전용기에서 대러 제재의 새로운 마감시한에 대해 “오늘부터 열흘”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휴전 합의에 나서지 않을 경우 관세를 부과하고, 러시아와 교역하는 국가에도 100%가량의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당시에는 50일의 시한을 제시했다.
 
그러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 후 러시아에 휴전 결정을 촉구하며 “10~12일이라는 새로운 마감시한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시한을 앞당겼다. 50일 관세 제재 위협에도 러시아가 별다른 반응이 없자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관세 등을 부과할 예정인데, 러시아에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다”며 “왜냐하면 그(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는 분명히 전쟁을 계속하고 싶어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날 관세 부과 시한을 앞당긴다고 발표한 뒤 러시아 측으로부터 반응이 있었냐는 질문에 그는 “어떤 반응도 보지 못했다. 부끄러운 일”이라고 답했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하는 제3국에까지 100% 관세 및 2차 제재를 부과하겠다는 그의 위협이 푸틴 대통령의 전쟁 목표 결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산 원유를 겨냥해 제3국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국제유가 시장에 충격이 가해져 기름값이 급등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걱정은 하지 않는다”며 “미국에는 정말 많은 석유가 있고,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가 지난해 외국에 석유 판매로 벌어들인 돈은 1920억 달러(약 265조원)에 달하는 만큼 러시아의 전쟁 수행에 직접적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과 인도는 러시아산 석유의 최대 구매국이다. 미국은 중국, 인도와 무역협상을 진행 중이어서 이들 국가를 대상으로 한 2차 제재를 실제로 어떻게 집행할지는 불확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주요 외교 과제로 추진해 왔다. 이 과정에서 전쟁 가해자인 러시아에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고 우크라이나를 몰아세우는 행태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미온적인 태도로 평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국면에 머물자 입장을 바꿔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끌어올리고 있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관련 논평을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관련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평화 프로세스와 이 과정에서 우리 이익을 보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러시아 관계 정상화에 대해서는 “정말 둔화하고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회복에) 관심 있지만 앞으로 나아가려면 양쪽 모두에서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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