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고용지표 발표 직후 미국 노동통계국(BLS) 에리카 매켄티퍼 국장을 해임하자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최근 석 달 동안 미국의 고용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는 경제지표가 나오자 통계를 조작했다는 이유로 매켄티퍼 국장을 해고했다.
앞서 노동통계국은 고용 보고서를 통해 7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당초 예상치인 11만 개에 크게 못 미치는 7만 3000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또 실업률은 6월 4.1%에서 7월 4.2%로 소폭 상승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해임 결정이 통계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위협해 미국 통계시스템 전반에 불신을 초래한다고 지적했고, 트럼프 대통령 소속 정당인 공화당 의원들까지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신시아 루미스 공화당 상원의원(와이오밍주)은 이날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통계 수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국장을 해임했는데, 수치가 정확한 데이터였다면 그건 심각한 문제”라며 “(국장 해임은) 약간 성급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은 “숫자가 마음에 들지 않아 해고했다면 철 좀 들어야 할 때”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켄터키)은 “통계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해고되면 통계가 정치화되지 않을 거란 판단을 내리기가 훨씬 어려워질 것”이라며 “객관적인 통계를 찾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1기 때 임명한 전 노동통계국장 윌리엄 비치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해임은) 전혀 근거가 없다”며 이번 해고는 위험한 선례가 됐고 노동통계국의 사명을 훼손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주당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전쟁의 역풍으로 일자리가 감소했다는 것을 감추기 위해 자신에게 불리한 통계를 내놓은 당국자를 내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뉴욕)는 자신의 엑스에 “트럼프는 당장 자신을 해고해야 마땅하다”고 올렸다.
맥엔타퍼 국장의 전격 해임으로 인해 노동통계국은 당분간 부국장 대행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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