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박물관·미술관 나들이? 입구부터 교통전쟁

  • "주차만 40분" 토로…뮷즈 오픈런도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도 교통난

  • 진입로·주차장 부지 소유권 등 문제로 해결 난항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굿즈 매장 뮷즈샵이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굿즈 매장 '뮷즈샵'이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지난 주말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A씨는 입구에서부터 진땀을 뺐다. 주차장 입구에 들어선지 40여분 만에 겨우겨우 주차할 수 있었다. "까치랑 호랑이 굿즈 사러 갔는데, 매진이었어요. 오픈런해야 한대요.”
 
계속되는 폭염에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사람들의 발길이 몰리며 교통지옥을 호소하는 목소리들이 늘고 있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K-콘텐츠 인기까지 겹치면서 주말마다 발디딜 틈 없는 북새통이다. 박물관 측은 누리집 등을 통해 대중교통 이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지만, 혼잡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4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은 최근 주말이면 입구부터 차량 행렬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이 박물관의 올해 7월 말 기준 누적 관람객 수는 약 341만명에 이른다. 전년 동기(약 199만명)보다 72%나 늘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 관람객도 13만명에서 20만명으로 증가했다. 
 
관람객이 급증한 배경엔 세계적으로 흥행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공식 굿즈 매장 뮷즈샵에서 판매하는 까치 호랑이 배지가 이 영화 속 캐릭터와 유사하다는 입소문이 타면서 ‘오픈런(개장 직후 상품 구매) 안 하면 못 산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모습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모습 [사진=국립중앙박물관]

문제는 폭발적인 관람 수요가 주차난과 교통체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방학 때는 중앙박물관에 가면 안 된다”, “난리통이었다” 등의 글들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공식 누리집을 통해 “최근 관람객 증가로 인해 박물관 주차장 진입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1시간 이상 대기하실 수 있다”며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있으나, 교통난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관장으로 취임해서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로 주차문제를 꼽으며, “평일이나 수요일 야간에 방문해달라”고 당부하기까지 했다. 그는 “전시를 보러 오는 데 1시간, 들어 오는 데 1시간 대기하면 (박물관에)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문제를) 자연스레 해결할 방법은 주차 공간을 늘리는 것인데 미군 부대 용산 공원 사업이 진행되다가 중단되는 바람에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은 도로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주차 안내 인력을 확충하고, 박물관 입구, 진입도로, 야외 주차장 등에 혼잡도와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는 안내 현수막을 설치했다. 그러나 단기간에 문제를 해결할 뾰족한 해법은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교통난은 국립중앙박물관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오랜 기간 접근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에서 미술관까지의 거리는 약 5.5km. 평소에는 차량으로 10여 분이면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거리이지만, 방학이나 휴일에는 최악의 경우 2시간 이상 걸리기도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관 주차장을 149면으로 600면으로 늘리는 안 등을 요청해왔으나, 진입로와 주차장 등 부지 소유권이 서울시와 경기도로 나뉘어 있어서 진입로 및 주차장 확장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서울대공원 가는 길과 미술관 진입로가 외길로 겹쳐 있어 주말에는 접근 자체가 어렵다”며 “문화체육관광부 혼자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단기간 내 해결을 기대하긴 어려워보인다”고 토로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열린 마당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열린 마당 [사진=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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