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서비스업 업황이 관세 여파로 악화하면서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5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1.90포인트(0.14%) 내린 4만4111.74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0.75포인트(0.49%) 떨어진 6299.19, 나스닥종합지수는 137.03포인트(0.65%) 하락한 2만916.55에 장을 마쳤다.
이날 증시 하락은 미국 서비스업 지표 부진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7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1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50.8) 대비 0.7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시장 예상치(51.5)도 밑돌았다.
서비스업은 미국 경제의 약 70%를 차지하는 핵심축이다. 이미 제조업 PMI 위축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그간 증시가 강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서비스업이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서비스업 지표마저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증시는 주요 상승 동력 중 하나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BMO캐피털마켓의 스콧 앤더슨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7월 ISM 서비스 보고서는 실망스럽고 끔찍했다”며 “스태그플레이션 영향은 이미 예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규모로 서비스 부문을 뒤흔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급반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도 나왔다. 7월 미국 비농업 고용 보고서의 충격을 고려하면 전날 급반등은 다소 성급했다는 인식도 있었다.
US뱅크자산운용의 테리 샌드벤 수석 주식 전략가는 “당분간 조정 국면이 예상되고 일부 지지와 매도 물량 확보가 필요해 보인다”며 “밸류에이션은 높고 저렴한 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다음 주 발표할 것이라고 말한 점도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는 의약품에 약간의 관세를 부과하지만, 1년이나 최대 1년 반 뒤에는 150%로 올리고, 이후에는 250%로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유틸리티가 1% 이상 떨어졌고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 중에선 아마존을 제외한 모든 종목이 하락했다.
미국 인공지능(AI) 방산업체 팔란티어는 시장 예상치를 웃돈 2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7% 이상 뛰었다.
미국 칩 제조업체 AMD는 이날 장 마감 후 예상에 못 미친 순이익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4% 이상 떨어지고 있다. AMD는 2분기 매출이 76억9000만달러, 주당순이익(EPS)은 0.48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는 매출 74억2000만달러, EPS는 0.49달러였다.
소셜미디어 스냅챗을 운영하는 스냅은 2분기 EPS가 0.16달러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뒤 주가가 15% 이상 급락했다. 매출도 13억4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 13억5000만달러에 미달했다.
미국 산업 경기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도 2분기 매출은 예상을 웃돌았으나 EPS가 밑돌면서 관세 여파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금리인하 기대감은 다소 약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12월까지 기준금리가 75bp 인하될 확률을 45.8%로 반영했다. 전날 마감 무렵의 53.1%에서 낮아졌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0.33포인트(1.88%) 오른 17.85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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