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평균보다 높은 韓 대미 실효관세율...수출 경쟁력 '직격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미국이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7일 오후 1시(한국시간) 상호관세 15%를 부과할 예정인 가운데 한국의 대미국 수출 실효관세율이 경쟁국 대비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피치 레이팅스가 21개 주요국의 관세 협상 결과를 반영해 국가별 미국 실효관세율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대미 수출 실효관세율은 4월 0.2%에서 8월 17.1%로 급등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 평균 실효관세율을 훌쩍 넘는 수치다. 같은 기간 전 세계 평균 실효관세율은 2.3%에서 14.7%로 상승했다. 그만큼 한국이 상대적으로 더 큰 관세 부담을 지게 됐다는 얘기다.  

실효관세율은 국가 간 무역에서 실제로 부담하는 관세 수준을 파악하는 지표로 쓰인다. 원산지별·품목별 수입 비중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 미국은 지난 4월부터 철강(50%)과 자동차(25%)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이달부터 반도체와 의약품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한 품목에 15%의 상호관세를 추가 부과하기로 했다. 그 결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사실상 무관세였던 한국의 대미 수출에 실질적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특히 한국과 일본 간 대미 수출 관세율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일본의 경우 대미 수출 실효관세율은 지난 4월 1.5%에서 17.6%로 상승했지만 양국 간 대미 수출 관세율 격차는 기존 1.3%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축소됐다. 그만큼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의미다.

캐나다와 멕시코도 각각 35%, 25%의 상호관세를 부과받았으나 실효관세율은 각각 10.0%, 10.6%에 그쳤다. 이는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조건을 충족하는 품목이 계속 무관세로 적용받기 때문이다.

미국과 합의 사실이 알려지지 않은 대만과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실효관세율이 높은 편이다. 미국은 대만에 대해서는 기존 32% 관세를 20%로 낮추며 실효관세율은 9.1%에 그쳤다. 상호관세율이 한국보다 높았지만 이번 관세 부과 이후 실질적인 부담이 준 셈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정부는 일본, 유럽연합(EU)과 마찬가지로 반도체·의약품 관세에 대한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았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아직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자동차 관세도 15%로 적용된 것은 아니다. 반도체와 자동차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충격이 추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FTA 무용론에 대해서 반박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 관세협상 이후에도 한·미 FTA의 관세 효과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설명했고,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역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자동차나 철강 같은 품목에 일괄 관세가 적용됐을 뿐 나머지 품목은 국가별 차등 적용되지 않아 한국은 여전히 일본·EU보다 경쟁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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