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의 자원이야기] 신냉전의 자원 전쟁… 미·중, 희토류로 '지정학 셈법' 달군다

  • 中, 희토류 90% 이상 정제…"사실상 독점"

  • 자원 외교 전면전…베트남·미얀마, 새 격전지로

  • 美 동맹과 'MSP' 구축…中 "당근과 채찍"

중국 장시성의 희토류 광산에서 작업자들이 기계로 굴착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중국 장시성의 희토류 광산에서 작업자들이 기계로 굴착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전기차, 반도체, 전투기 등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간 공급망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희토류 수출을 전략 무기로 활용하며 미국과 동맹국들의 대응을 촉발하고 있다.

9일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약 36%,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더불어 희토류 자석 생산 점유율은 90%를 넘어 사실상 독점 체제를 구축했다. 미국은 희토류 사용량의 74%를 수입에 의존하며, 이 중 69%가 중국산이다. 일부 품목인 이트륨 등은 100% 중국산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희토류는 17개 원소로 구성되어 스마트폰, 레이더, 항공우주, 재생에너지 설비 등 다양한 첨단 분야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중국은 2023년 12월부터 갈륨과 게르마늄 등 군사 및 민간 이중용도 광물의 수출을 통제해 왔으며, 2024년 12월부터는 자국산 희토류 전 품목에 대해 수출 통제를 예고해 글로벌 공급망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실제로 2025년 4월 기준 안티모니 현물 가격은 톤당 약 23만 위안(한화 약 4470만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중국의 수출 규제 강화로 공급이 줄어든 영향이다.

이에 대응해 미국은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한국, 호주, 영국 등 주요 동맹국과 함께 ‘광물안보파트너십(MSP)’을 출범시켰으며, 카자흐스탄, 콩고민주공화국, 우크라이나 등 자원 부국과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과 희토류 채굴 및 정제 기술 협력을 체결하며 동남아시아 지역 공급망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미얀마는 중국 희토류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공급국으로, 미국과 중국 모두 이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원 외교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미국이 호주 리나스(Lynas)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중국은 기술 이전을 무기로 지역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브라질, 탄자니아, 그린란드 등도 새로운 공급망 구축 후보지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내 신규 광산 개발은 환경 심사와 규제 절차로 인해 생산까지 16~20년이 걸리는 반면, 중국은 민관 합작과 해외 자원 기업 투자를 통해 신속하게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은 지난 6월 G7 정상회의에서 희소 금속 확보를 위한 공동 행동계획을 채택하며 다자간 협력 기반 마련에 힘쓰고 있다.

시장 성장성 역시 미·중 경쟁을 부추기는 요소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글로벌 희토류 시장은 2024년 124억달러에서 2033년 371억달러로 3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이처럼 공급망 선점 국가가 미래 첨단 산업의 주도권을 거머쥘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장기 전략으로 대응하는 반면, 중국은 희토류를 무기화해 즉각적인 위협을 가한다"며 "특히 중희토류처럼 대체가 어려운 품목은 우선순위를 둔 전략적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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