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5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우크라이나 휴전 문제로 정상회담에 임할 예정인 가운데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미 답방까지 제안했다고 밝혔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9일(현지시간) 새벽 미·러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를 발표하면서 두 정상의 다음 회담이 러시아 영토에서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앞을 내다보면, 다음 회담을 러시아 영토에서 개최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해당 초청장은 이미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러시아와 미국은 서로 국경을 접하고 있는 가까운 이웃"이라며 "우리 대표단이 간단히 베링해협을 건너가고 두 국가 지도자 간의 중요하고도 간절히 기대되는 정상회담이 알래스카에 열리는 것은 매우 논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이 8일 저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러시아 지도자와의 회담이 15일에 있을 것이라고 공개한 직후에 나왔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또 "당연히 두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을 위한 장기적이고 평화적인 해결 방안 논의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들이 우크라이나 갈등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 두 나라의 경제적 이익은 알래스카와 북극에서 만나며, 대규모로 상호 이익이 되는 프로젝트의 시행을 위한 전망이 있다"며 양국의 경제협력 방안도 논의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전화로만 소통하던 두 정상이 처음으로 대면하는 자리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중재외교의 일환인 만큼 개전 4년째인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가능성에 눈길이 쏠린다.
회담은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가 지난 6일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을 직접 만난 직후 추진됐으며 미 언론들은 푸틴 대통령이 휴전 대가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를 아우르는 '돈바스' 지역을 넘겨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백악관에서 열린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의 평화 합의 서명식에서 '우크라이나가 휴전 조건으로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할 것으로 예상하냐'는 질문에 "매우 복잡하다. 하지만 우리는 일부(영토)를 돌려받을 것이다. 일부는 교환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해 이번 회담에서 영토 양보 문제가 중대하게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돈바스를 넘겨달라는 러시아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자포리자와 헤르손 통제권은 우크라이나에 돌려주는 방안 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 회담 소식을 전하며 젤렌스키 대통령도 함께하는 3자 회담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러시아와 종전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