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악마가' 임윤아 "감독님과 난 데뷔 동기…호흡 잘 맞아"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주연 배우 임윤아 사진SM엔터테인먼트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주연 배우 임윤아 [사진=SM엔터테인먼트]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흥행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배우 임윤아가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로 돌아왔다. 새벽마다 악마로 변하는 베이커리 사장 '선지' 역을 맡은 그는, 기존의 밝고 사랑스러운 이미지에 기상천외한 콘셉트를 더해 또 다른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즐겁게 연기했다"는 그의 말처럼, 임윤아는 선지라는 인물을 통해 유쾌하면서도 짜릿한 경험을 관객에게 선사할 준비를 마쳤다.

"영화를 보니 첫 촬영이 떠오르더라고요. 시나리오를 보고 느꼈던 감독님만의 감성, 무해하고 즐거운 분위기가 잘 묻어나온 것 같아서 한 명의 관객으로서 재밌게 관람했습니다."

낮과 밤, 정반대의 모습을 오가는 캐릭터를 어떻게 접근했을까. 임윤아는 '선지'의 이중성을 각각 다른 결로 풀어냈다. 사랑스러운 낮의 선지와, 강렬하고 생경한 밤의 선지는 그가 가진 감정선 위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살아 숨 쉰다.

"낮 선지, 밤 선지를 두고 MBTI로 따지면 I성향(내향형), E성향(외향형)으로 표현했어요. 하지만 단순히 외향, 내향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마음에 초점을 맞추기도 했어요. 낮 선지는 길구를 이성으로서 좋아하고 있고, 밤 선지는 마음의 결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밤 선지는 (길구가) 온전히 자기 모습으로 지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자기 모든 걸 알고 있는 단 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나의 이름을 진심으로 불러주는 유일한 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서요. 사랑을 넘어서서 무언가 다른 애틋함이 있는 관계성이 형성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주연 배우 임윤아 사진SM엔터테인먼트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주연 배우 임윤아 [사진=SM엔터테인먼트]

한 작품 안에서 극과 극의 인물을 오가는 연기는 그 자체로 즐거운 도전이었다고.

"확확 바뀌는 포인트가 있잖아요. 연기하면서도 그게 재미있었어요. 한 작품에서 다양한 느낌을 보여줄 수 있으니까. 밤 선지의 경우는 스무살에서 더 자라나지 못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린아이 같은 면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화려한 스타일을 좋아하고요. 여러 시대를 거치며 자신만의 스타일링을 찾았다고 생각했죠. 무조건 '악마'라고 해서 무섭거나 쎄 보인다고 생각지 않고 상처나 두려움에서 오는 방어 기제도 느껴지길 바랐어요. 어린 아이에게서 느껴지는 과장된 표현들을 선지에게 담아내려고 했죠."

연기적으로 가장 고난이도였던 지점은 어디였을까. 그는 '변신'과 '복귀'의 순간을 꼽았다.

"악마로 변신했다가 다시 돌아오는 순간을 표현하는 게 힘들었어요. 또 현장에서 스태프들 앞에서 그 전환하는 연기를 보여주자니 조금 쑥스럽더라고요. 하하. 그런데 한 번 하고 나니까 선지로서 자유분방하게 표현되는 게 있어서, 오히려 다양한 걸 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선지로서의 마음' 그런 걸 느끼면서, 이 인물에 대한 접근이 확실히 되는 포인트도 있었어요."

낮 선지와 밤 선지를 연기하며, 자신과 닮은 부분도 발견하게 됐다.

"악마 선지나 낮 선지나… 모든 면에 제가 가지고 있는 부분이 확실히 있어요. 제가 선택하고 연기하는 캐릭터는 어느 정도 닮아있는 지점이 있거든요. 끌리게 되고, 표현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평소에 편안하게 대화하고, 친한 친구들이랑 어울릴 때 텐션 높을 때의 모습들… 그런 복합적인 것들이 악마 선지에게도 있어요.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평소에는 표정을 거침없이 하는 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는 점?"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주연 배우 임윤아 사진SM엔터테인먼트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주연 배우 임윤아 [사진=SM엔터테인먼트]

그는 작품을 통해 또 하나의 '성장'을 체감했다고 말한다.

"이제는 경험이 쌓이다 보니까, 현장에서의 낯섦이나 이런 건 조금씩 덜어지고 있긴 해요. 하지만 어느 현장에 가도 고민이 되는 부분은 있죠. 그럼에도 이상근 감독님이 있어서 잘 버틸 수 있었어요. 감독님과는 '엑시트' 때 처음 만나서 (장면들을) 어떻게 풀어갈지 감이 온다고 할까요?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요."

앞서 언급한대로 임윤아는 '엑시트' 이후 또 한 번 이상근 감독과 함께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자신이 선두에 서서 인물들을 이끌어야 하는 중대한 역할까지 맡게 됐다.

"혼자 이끌었다기 보다 선배님들, 동료들도 함께 있어서 안심이었어요. 선배님들과 함께하며 배운 것도, 느낀 점도 많았죠. 특히 이상근 감독님과의 호흡이 중요했다고 생각하는데요. 감독님이 저에게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확실하게 표현해주시고, 소통도 많이 해주셔서 선지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어요. '엑시트'는 저의 첫 주연작이었고, 감독님도 데뷔작이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저희는 데뷔 동기예요. 그래서 더 통하는 것도 많았던 것 같고요."

여름 대목, 성수기에 개봉하는 작품인 만큼 책임감도 따랐을 터. 임윤아는 겸손하게 말한다.

"(개봉 시기는)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니까요. 하하.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극장을 찾아주시는 시기에 제가 출연한 작품이 맞춰진 거고, 가장 좋은 시기에 가장 적합한 때가 언제일까 생각해서 시기를 정한 것 같아요. 더운 여름이잖아요. 그 와중에 '악마가 이사왔다'를 선택해주시면 좋겠어요. 시기적인 문제보다도 이 작품 자체를 어떻게 봐주실까 하는 점이 더 궁금하죠. 많은 분이 봐주셨으면 해요."

'엑시트'로 호흡을 맞췄던 조정석과 나란히 여름 극장가에 이름을 올렸다. '좀비딸' 주인공 조정석과 여름 극장가를 견인하는 소감도 전했다. 

"6년 전에는 '엑시트'로 여름 극장에서 관객에게 인사드렸잖아요. 이번에는 각자의 작품으로 같은 시즌에 관객을 만나게 돼서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오빠도 잘 이끌어주시고 계셔서… '좀비딸' 재밌게 보신 분들이 '악마가 이사왔다'도 봐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빠가 잘 이끌어주시니까 저도 따라가야지! 그런 이야기를 서로 했었죠."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주연 배우 임윤아 사진SM엔터테인먼트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주연 배우 임윤아 [사진=SM엔터테인먼트]

올해는 그룹 소녀시대 데뷔 18주년이 되는 해다. 여전히 '아이콘'으로 존재하는 그룹과의 유대감도 이어지고 있다.

"기념일 축하 파티도 같이 하게 됐어요. 18년이라는 시간이 언제 이렇게 됐지? 싶으면서도… 옛날만큼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오랜만에 봐도 관계성에서 오는 남다른 애정이 변함없는 게 의미 있는 것 같아요. 함께 있는 모습이 (유튜브 영상에) 담기면서 거창하게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사실 아직 구체적인 건 없고요.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 그런 수다를 많이 떨어요. 한 명씩만 근황 얘기를 해도 몇 시간이 훌쩍 지나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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