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1위 인공지능(AI) 칩 업체 엔비디아가 신제품 개발과 가격 전략 조정을 통해 중국 시장 대응 전략을 새롭게 짜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에 ‘중국 매출의 15%를 수수료로 납부하는 조건’으로 중국 수출용 AI 칩 H20의 판매 재개를 허용하면서 사업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B30A'로 불리는 중국 수출용 차세대 AI 칩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엔비디아의 최신 아키텍처인 '블랙웰'을 기반으로 한 칩으로, 현재 중국 수출용 AI 칩인 H20의 성능을 뛰어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이르면 내달 중에 중국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해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새로운 칩의 사양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엔비디아는 정부 규제 범위 내에서 B30A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릴 계획이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 정부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경쟁에 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들을 로드맵에 반영해 평가한다"며 "우리가 제공하는 모든 제품은 관련 당국의 완벽한 승인을 받은 것으로 오로지 상업적 목적으로 설계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다시 본인을 만나러 올 것이라면서 "기능을 30~50% 낮춘 블랙웰에 대해선 거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H20보다 성능이 뛰어난 AI 칩의 중국 수출 역시 엔비디아와의 새로운 '계약'을 통해 허용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앞서 이달 트럼프 행정부는 H20 판매 재개를 허가하는 조건으로 엔비디아로부터 중국 매출의 15%를 받기로 했다.
아울러 엔비디아는 현재 개발 중인 또 다른 중국 수출용 AI 칩 'RTX6000D'도 내달부터 중국 고객사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RTX6000D은 지난 4월 트럼프 행정부가 H20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하면서 설정한 수출 제한 기준인 초당 1.4테라바이트(TB) 미만의 메모리 대역폭을 충족하도록 설계된 칩으로 H20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엔비디아가 기존 중국 전용 칩인 H20의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WCCF테크에 따르면 미국 자산운용사 딥워터어셋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 공동 창립자는 엔비디아가 수익성 유지를 위해 H20 가격을 최대 18%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중국 매출 15%의 거래 비용을 중국 고객에게 부담하게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