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현금 18% < CBDC 20% < 카드 50%' 선호…스테이블코인은?

  • 세계경제학자대회 넷째날 'CBDC 지불 선호도 예측' 발표

  • 익명성 보장 및 할인·보상 인센티브 5% 제공시 '최대 33%'

권오익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박사가 21일 서울 삼성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학자대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서민지 기자
권오익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박사가 21일 서울 삼성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학자대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서민지 기자]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한국인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선호도는 20%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보다는 많지만 국내 금융 소비자 절반은 신용·직불카드를 선호했다. 디지털화폐로 유인하기 위해선 할인율 등의 인센티브 보상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영식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년 세계경제학자대회 넷째날 발표에서 CBDC가 한국에 도입될 경우 현금과 모바일 간편결제보다 많이 사용될 것이란 결과를 내놓았다. 한국인의 현금, 모바일 간편결제 선호도는 가각 약 18%, 16%에 그쳤다. 

연구진이 성인 3500명 표본을 대상으로 중앙은행 발행, 카드·앱 형태, 무이자·무수수료, 실명·거래정보 공개, 10초 이내 결제, 즉시 정산, 가맹점 수용률 80% 등을 기본 시나리오로 범용 CBDC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다. 

CBDC란 발권력을 가진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전자 형태의 화폐를 말한다. 활용 범위와 사용 주체에 따라 ‘소매용’과 ‘도매용’으로 나뉜다. 소매용은 개인과 기업이 일상생활에서 현금처럼 쓰는 CBDC다. 도매용은 지급준비금과 비슷한 개념으로, 금융기관 간 자금 거래, 최종 결제 등에 사용한다.

김 교수는 "특별한 할인이나 혜택이 없는 상태에서도 범용 CBDC는 일정 수준의 실질 수요 기반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CBDC는 신용·직불카드 선호도(50%)에는 한참 못미쳤다. '신용카드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으로 압도적 우위에 있으며 온라인 거래 등 일부 상황에서는 현금 사용 불가해 현금 수용률이 약 80% 수준이다.

이번 연구에는 최근 이슈가 된 스테이블코인은 포함되지 않았다. 김 교수는 "연구팀에서 스테이블코인도 하나의 속성(attribute)으로 고려해보자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누군가는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하면 CBDC의 선호도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반박할 수 있지만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CBDC만의 역할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CBDC 선호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할인율 등 인센티브 제공 시 선호도가 최대 33%까지 오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CBDC 채택률이 3% 리워드 제공 시 4.8%포인트, 5% 리워드 제공 시 11%포인트까지 증가하면서다. 

정보 공개 변화에 따라서도 소비자들의 선호도는 달라졌다. 채택률은 실명·거래정보를 공개하는 대신 개인 ID만 공개를 전제하면 0.6%포인트, 익명(정보 비공개) 조건 시엔 1.6%포인트 늘었다. 

김 교수는 "정책 당국자는 금융보상, 익명성 제공 등 CBDC 설계 요소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이용자 선호를 조정할 수 있다"며 "특히 한국처럼 신용카드 사용 비중이 높은 시장에선 카드와의 대체효과가 강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사례에서 가장 유효한 속성 변화는 리워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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