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보락, 에코백스, 드리미, 모바 등 중국 브랜드가 로봇 청소기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국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공지능(AI)·보안 등 기능을 앞세워 반격 중이지만 안방 내 입지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21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전날 모바가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데 이어 이날 드리미도 신제품 2종을 출시하며 점유율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중국 브랜드를 상징하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틀을 깨고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며 영토를 확장 중이다.
글로벌 1위 로봇 청소기 업체 로보락은 국내에서도 5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선두를 달린다. 대표 모델(S9 맥스V 울트라) 가격은 180만원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최상위 라인보다 50%가량 비싼데도 소비자의 선택을 꾸준히 받고 있다.
드리미와 에코백스도 10~20%대의 점유율로 뒤를 쫓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모바 등 신규 브랜드의 국내 법인 설립과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면서 토종 브랜드 입지가 더 좁아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중국산 로봇 청소기 기술력도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가다. 모바가 선보인 'Z60 울트라 롤러'의 가장 큰 특징은 25.6cm의 물걸레 길이다. 경쟁사보다 1.7배 길어 청소 범위가 한층 넓다. 하이드로포스 시스템으로 물걸레를 실시간 세척하고, 오염된 물을 스크래퍼로 제거해 2차 오염을 방지한다. 또 '오토실드' 기술로 카펫 구역에 진입할 때 물걸레를 자동으로 들어 올리고, 차단판을 덮어 젖은 걸레가 카펫을 오염시키는 것을 방지한다.
드리미의 '매트릭스10 울트라'는 국내 최초 3종 걸레 자동 교체형 로봇청소기다. 거실, 욕실, 주방 등 청소 구역과 목적에 따라 물걸레를 자동으로 바꾼다. 양사 모두 업계 최대 수준인 최대 8㎝ 높이의 문턱이나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다.
국내 업체들은 인공지능(AI), 보안 등의 기능을 내세워 반격 중이다. 다만 연이은 신제품 출시와 신기술 공세를 퍼붓는 중국 브랜드를 상대하는게 버거운 눈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가성비 전략으로 일본을 제친 뒤 하이엔드 시장까지 접수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입지를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며 "중국 역시 비슷한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간 약점으로 꼽히던 A/S와 보안 문제를 점차 해결하고 있는 것도 국산 브랜드에는 위협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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