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조선 '투트랙' 협력…K-원전, 제2의 마스가 노린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 워싱턴 DC 에너지부 회의실에서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한미 양국간 에너지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22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 워싱턴DC 에너지부 회의실에서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 만나 한·미 양국 간 에너지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전략 산업 협력 확대를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조선업에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로 공조를 확인한 데 이어 원전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동한 데 이어 22일 김정관 장관이 미국 워싱턴DC 에너지부 회의실에서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 만나 한·미 양국 간 에너지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원자력협정 개정과 관련된 문제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공기업 수장들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과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도 각각 지난 21일과 23일 미국으로 출국해 미국 원자력 업계와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황 사장은 이번 방미 기간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조인트벤처(JV·합작회사) 설립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회동은 결국 무산됐다. 다만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간에는 소형모듈원전(SMR)과 원전 연료 협력 방안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전 기술과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한·미 간 JV는 여전히 중요한 의제"라고 평가했다.

산업·에너지 수장들이 총출동하면서 정상회담의 무게중심이 원전 협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업에서 이미 마스가 프로젝트를 통해 양국이 대규모 협력의 틀을 마련한 만큼 원전 역시 상호보완적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제2의 마스가' 구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2013년 이후 사실상 신규 원전 착공을 멈추면서 원전 산업 밸류체인이 약화된 지 오래다. 반면 우리나라는 풍부한 건설·운영 경험을 갖추고 있어 양국이 손을 잡는다면 시너지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 원전 협력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이 제시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초 한국전력·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가 맺은 합의에서 한국 기업의 유럽 등 진출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은 자국 원전 확충에 한국 기업이 적극 참여할 것을 희망해왔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원전 수출·협력을 놓고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된다.

대미 투자 패키지 중 규모가 가장 큰 마스가 프로젝트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한국은 미국이 역점을 둔 제조업 재건을 위해 3500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하고 한·미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이 가운데 마스가 프로젝트 투입되는 규모는 1500억 달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해군력·조선업 부흥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한국이 제안한 마스가 프로젝트의 구체적 시행 방안과 시간표가 구체적으로 제시될지 주목된다.

한국 기업이 미국 현지에서 조선소를 인수해 운영하거나 신설하는 방안, 한국 조선소에서 미국 함정이나 상선을 만들어 우선 공급하는 방안, 미국에서 조선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마스가'를 지원하기 위해 방미 기간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화 필리조선소를 찾을 예정이다. 필리조선소는 지난해 한화그룹이 1억 달러에 인수한 곳이며 이를 통해 국내 기업이 처음으로 미국 조선업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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