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은 한정·업권은 반발…배드뱅크 릴레이 면담 '가시밭길'

  • 9월부터 연체채권 매입 협약 체결 논의 시작

  • 금융권 "참여 유도할 당위성 제시해야…단기간에 끝낼 일 아냐"

사진한국자산관리공사
[사진=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9월부터 시작하는 업권별 연체채권 매입 면담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캠코의 예산은 한정적인데 다른 금융업계의 추가 부담을 요구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부실채권을 일괄로 5%에 처분하는 점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어서다. 인센티브 등 각 업권의 참여를 유도할 당위성을 제시하지 못하면 협상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캠코는 9월 첫째 주부터 업권별 면담을 이어가며 연체채권 매입 협약 체결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업권과 캠코 간 연체채권 평균 매입가율에 의견차가 커 협상이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배드뱅크 대상 연체채권 규모는 서민금융진흥원이 보유한 채권을 제외하면 △대부업체 2조236억원 △카드사 1조6842억원 △은행 1조864억원 △보험 7648억원 △상호금융 5400억원 △저축은행 4654억원 순이다.  

이를 캠코 계획대로 5%에 일괄 매각할 시 △대부업체 1000억원 △카드사 842억원 △은행 932억원 △보험 382억원 △상호금융 270억원 △저축은행 232억원밖에 받지 못한다. 특히 대부업권은 매각규모가 가장 큰 데다 통상 부실채권을 채권가액의 20~30% 수준에 매입해와 손실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부업체에 연체채권은 재산권과 다름 없다"며 "상각처리가 안 됐다는 것은 가치가 있는 채권이라는 것인데 일괄적으로 5% 적용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각 업권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고려해 인센티브와 매입가율 조정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캠코는 9월 업권별 매입 협약 체결을 마무리하고 10월부터 연체채권 매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캠코 측이 각 업권 참여를 유도할 당위성을 제시하지 못하면 배드뱅크 설립 일정이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캠코는 지난달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마쳤지만 8월 중순 공개 예정이던 배드뱅크 최종 명칭 등의 발표는 미루고 있다. 

이와 함께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전세사기 배드뱅크'도 지연될 조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0일 전세사기 특별위원회를 열고 금융위원회로부터 피해주택의 금융권 채권을 보고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임대인의 동의가 없어도 채권을 조회하려면 관련 법안이 필요해 간이 채권 검토마저 제한적인 상황이다. 민주당 측은 전세사기특별법을 발의했지만 안건 상정조차 안 됐다. 재원 마련 방안도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금융권이 실질적 재정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이 높은데 1조원 규모의 분담금 배분에도 협상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캠코 측은 예산이 한정돼 있고 일부 금융권은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만큼 매입가율 등은 단기간에 결정될 사안이 아니다"라며 "9월 2일 금융위원장 인사청문회가 끝나면 릴레이 협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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