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도쿄 세타가야구의 주택가에서 한국인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한국인 남성이 일본 경찰에 의해 2일 구속됐다. 교도통신과 요미우리신문, 공영 NHK, 민영 FNN 등은 이같은 사실을 보도하며 교제하던 40대 여성을 살해한 한국인 남성 박 모씨(30)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 정보도 공개했다.
일본에서는 살인과 같은 강력 범죄 용의자의 경우 혐의가 확정되기 전에 신상이 공개되며, 언론은 얼굴과 이름 등을 여과없이 보도한다.
앞서 용의자 박 씨는 전날 오후 1시 반 무렵 도쿄 세타가야구의 주택가에서 흉기로 여성을 공격한 뒤 도주했다가 하네다공항 제3터미널에서 체포됐다.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피해 여성은 도쿄 미나토구에 거주하며 의류 관련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었으며, 사건 당일 세타가야구에 있는 사진 스튜디오를 방문했다가 박 씨에게 습격을 당했다.
여성과 교제 중이던 박 씨는 지난달 23일 일본에 입국해 피해 여성 집에 머물렀다. 하지만 여성은 사건 발생 직전인 지난달 29일 일본 경찰을 찾아가 폭행 피해를 당했다며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여성은 “한국에서 온 남자친구에게 식당에서 헤어지자고 이야기했더니 그가 화를 내서 집으로 돌아왔다”며 “며칠 전에는 폭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이에 일본 경찰은 박 씨 에게 여성 근처에 접근하지 말고 귀국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박 씨는 “오사카 관광을 하고 귀국하겠다”고 했고, 경찰은 도쿄역까지 그를 따라가 박 씨가 고속열차 신칸센에 탑승하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박 씨는 하루 뒤인 지난달 30일 피해 여성이 거주하는 곳을 다시 방문했다. 박 씨가 피해 여성 집 근처를 배회하자 경찰은 “수상한 사람이 있다”는 긴급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이후 경찰은 나리타공항까지 남성과 동행해 그가 출국 수속을 밟는 모습까지 지켜봤지만 박 씨는 출국하지 않고 여성을 찾아가 결국 살인을 저질렀다. 박 씨는 현재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본 경시청은 현장 경찰의 사전 조처에도 강력 사건을 막지 못한 데 대해 적절한 대응이 이뤄졌는지 등을 확인한다는 입장이다. 경시청 신변안전대책과는 NHK에 “현재 상황으로는 경찰로서는 피해자 뜻을 고려하면서 안전 확보 조처를 취했다고 생각된다”면서도 “사망 사건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은 향후 수사에서 밝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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